‘커피업계의 애플’로 통하는 블루보틀은 2019년 5월 삼청동에 한국 2호점을 열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너편 자리다. 바깥벽에 브랜드를 상징하는 하늘색의 병 모양 로고가 박혀 있는 건물이다.
한화그룹 오너일가가 2008년부터 보유한 이 건물은 블루보틀이 입점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14년 동안 보유한 이 건물은 오너일가가 전격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재차 주목받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그룹 계열사인 에스아이티는 오는 10월에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일대 빌딩 4채를 25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상대방은 가구업체인 스페이스로직이다. 매각 대상은 블루보틀 2호점 본관 건물(지하 1층~지상 3층)과 2호점 별관 건물 등이다. 이 건물은 서울 종로구 가회동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자택에서 1km 떨어졌다.
한화그룹 회장의 부인인 서영민 씨는 이 건물을 2008년에 사들였다. 서 씨는 건물을 사들이는 시점에 보유한 ㈜한화 주식을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320억원을 빌렸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건물 매입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 씨가 매입한 이후 이 건물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베이커리인 ‘에릭케제르’, 커피숍 코코부르니, 중국 음식점인 자원방래, 스포츠 의류 브랜드 ‘안다르’의 복합문화공간 ‘라이프 파지티브 스튜디오’ 등이 거쳐 갔다.
서 씨는 지난 2020년 4월 이 건물을 에스아이티에 176억원에 매각했다. 에스아이티는 한화에너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업체다. 한화에너지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지분 50%),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25%),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25%)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업체다. 사실상 서 씨가 아들 삼형제한테 건물을 매각한 것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