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한 美 물가 수렁…'쉬링크플레이션 덫' [조재길의 글로벌마켓나우]

입력 2022-06-10 07:36
수정 2022-06-20 00:3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5월의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하루 앞두고 ‘물가 고공행진→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강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2.38% 떨어진 4,017.82, 나스닥지수는 2.75% 밀린 11,754.23, 다우지수는 1.94% 하락한 32,272.79로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강한 긴축 예고로 유럽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게 부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1.70% 밀린 3724.64로 마감했습니다.

ECB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7월과 9월에 금리를 연속으로 올리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7월에는 0.25%포인트 올리되, 9월에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인상 폭을 결정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9월 회의 때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겁니다. ECB가 다음달 금리를 올리면 11년 만입니다.

동시에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다음달 1일부로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10일 발표하는 지난달의 미 소비자물가는 8.3%(작년 동기 대비) 올랐을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입니다. 전달과 같은 수준의 고공행진을 이어갔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이에 따라 Fed가 다음주와 차기(7월) 정례회의에서 각각 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미 국채금리는 또 뛰었습니다.

10년물 금리는 연 3.04%로, 전날 대비 1bp 올랐습니다. 통화 정책 변화를 잘 반영하는 2년물 금리는 연 2.83%로, 5bp 뛰었습니다.

실업 지표가 다소 부진했으나 Fed의 긴축 강화를 막을 정도는 아니란 게 대체적인 해석입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2만7000명 증가한 22만9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문가 예상치(21만 명 증가)를 웃돌았습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미 경제가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을 맞고 있다”며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지속적으로 고공행진을 할 거라는 게 기본 가정”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주식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 비중을 줄이라는 게 그의 조언입니다.

국제 유가는 소폭 하락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60센트 떨어진 배럴당 121.5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51센트 낮아진 배럴당 123.0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공급 부족 우려와 수요 파괴 전망이 맞서고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상승 압력이 더 세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유럽도 금리인상 칼 ② 원유, 공급 부족이냐 수요 파괴냐 ③ 반에크 “비트코인 25만달러” ④ 美 월세 2000달러 시대 ⑤ 다큐사인 또 폭락 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