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줄고 투자 꺾인 탓에…1분기 성장 0.7%→0.6%로

입력 2022-06-08 17:45
수정 2022-06-09 01:50
올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잠정치)이 전분기 대비 0.6%를 기록했다고 한국은행이 8일 발표했다. 지난 4월 26일 공개된 속보치(0.7%)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경기 하강 우려도 커졌다. 1인당 국민소득은 처음으로 3만5000달러를 넘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경제성장률 잠정치에 따르면 분기별 성장률은 2020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직전 분기(1.3%)보다는 0.7%포인트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민간 소비와 투자가 위축된 결과다.

부문별로는 의류를 비롯한 준내구재와 가구·통신기기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민간 소비가 0.5% 줄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위축되면서 3.9% 감소했다. 2019년 1분기(-8.3%) 이후 3년 만의 최저다. 건설투자 역시 건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건물·토목 건설이 모두 감소하면서 3.9% 줄었다.

수출이 반도체, 화학제품 중심으로 3.6% 늘어나면서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번 잠정치에는 속보치 발표 당시 없었던 3월 국제수지, 산업활동동향 통계 등이 반영되면서 다소 차이가 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잠정치)은 4.1%로, 2010년(6.8%) 이후 11년 만의 최고였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5373달러로,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통계로, 한 나라 국민의 생활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다. 황 국장은 “경제성장률이 증가하고 원화가 절상된 영향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지난해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1만9501달러로 1년 전보다 8.6% 늘었다. 원화 기준으론 5.3% 증가한 2232만원이다. PGDI는 국민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이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17.7% 증가했다. 2020년(-3.2%) 이후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3년 후 최대 증가폭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의 비중은 33.0%에서 31.2%로 줄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