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등 7개 금융회사가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으면서 고객 만족도도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률이 높은 퇴직연금 펀드를 제공하는 운용사로는 삼성자산운용 등 3곳이 선정됐다.
8일 한국경제신문이 퇴직연금 컨설팅업체인 머서코리아에 의뢰해 퇴직연금 우수사업자와 퇴직연금 우수운용사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퇴직연금 우수사업자는 퇴직연금 사업자 47곳 중 업권(증권사, 은행, 생명보험사)별 시장점유율 상위 5곳씩 총 15곳을 평가 대상으로 했다. 지난해 말까지 최근 10년간의 투자 성과와 가입자의 서비스 만족도를 7 대 3 비율로 반영해 선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이 투자 성과와 서비스 만족도를 점수화한 결과 각각 54.13점(70점 만점)과 23.5점(30점 만점)을 받아 가장 높았다.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삼성생명도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았다.
투자 성과는 원리금보장형과 실적배당형 상품의 10년간 수익률, 포트폴리오 다양성, 각 자산군의 벤치마크(기초지수) 대비 변동성 등을 고려해 산출했다. 서비스 만족도는 머서코리아가 약 4000명의 퇴직연금 가입자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머서코리아는 “한국투자증권은 확정급여(DB)형을 채택한 고객사에 맞춤형 자산부채종합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퇴직연금 적립금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우수운용사는 투자 성과(40%), 안정성(40%), 제반 비용 등 기타(20%) 세 가지 기준에서 점수가 상위 20%에 드는 퇴직연금 펀드를 가장 많이 제공하는 운용사를 조사해 선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펀드 2742개 중 순자산이 50억원 이상이고 설정 후 1년 이상 된 펀드 694개를 운용하는 43곳을 대상으로 했다.
펀드는 국내 주식형, 국내 채권형, 해외 주식형, 해외 채권형 등 11개를 유형별로 분류했다. 이 중 점수가 상위 20%에 드는 퇴직연금 펀드를 가장 많이 제공한 곳은 삼성자산운용(17개)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상대적으로 우수 펀드를 많이 운용하고 있었다.
임직원들에게 퇴직연금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우수사업장에는 송원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 한국IBM, 한국수력원자력이 선정됐다. DB형 사업장인 송원산업은 매 분기 퇴직연금위원회가 포트폴리오의 적정성을 확인하고 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역시 DB형 사업장으로 실적배당형과 원리금보장형에 분산 투자해 연평균 6%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확정기여(DC)형 사업장인 한국IBM은 펀드를 직접 고르기 어려워하는 직원들을 위해 컨설팅사를 통해 10여 개 우수 펀드를 추천받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한수원은 직원들이 DB형과 DC형 중 선택할 수 있는데, DC형을 선택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업자 만족도를 조사한 뒤 그 결과를 DB형 적립금 배분에 참고하고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