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서 계속
배우 송강호는 이름난 한국 거장 감독들의 '페르소나'로 불린다. 봉준호, 박찬욱, 이창동, 김지운 등 대한민국 최고의 감독들은 그의 '영화적 동지'이다. 영화 '브로커'를 통해서는 일본 영화계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예술적 교감을 나눴다.
송강호는 8일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에서 거장들이 자신을 찾는 이유에 관해 묻자 "가끔 이런 질문을 받아 생각해 본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첫 번째로 굉장히 운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며 "저런 훌륭한 분들과 평생 같이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배우로서 큰 행운이고 축복"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잘 생기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라며 "영화라는 것은 우리의 삶과 사람을 표현하고 연구하는 그런 작업이다. 그런 이야기라면 송강호처럼 평범하게 생긴 사람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나란 생각이 든다. 너무 잘생기지 않고 평범하게 생겨서가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송강호에서 여러 도움을 받았다고 감사함을 드러낸 바 있다. 송강호는 "도움 드린 것도 없는데 크게 이야기 해주셔서 부끄럽고 민망하다"며 "일본 감독님이시니 우리 말의 뉘앙스나 미묘한 차이, 디테일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씀 드린 거다. 다른 배우들 것은 아니고 제가 나온 장면만 이야기해 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송강호는 15년 전 고레에다 감독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인격적인 깊이, 심성, 어마어마한 철학으로 무장된 '덕장'이란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며 "이번 촬영장에서 보니 어떤 권위도 가지고 계시지 않았고, 정말 친구처럼 행복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충무로 넘버 1',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은 언젠가부터 송강호의 이름 앞에 항상 함께 오른다. 대중의 큰 기대를 받는 만큼 부담감도 클 터.
송강호는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는 같은 마음일 거다. 성공과 아쉬운 결과가 있을 수 있으나 스스로 이겨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며 "배우는 단거리 주차처럼 아주 짧은 시간 결과를 내는 직업이 아니다. 인생이 같이 가는 직업이니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애를 썼다"고 답했다.
앞서 개봉된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2'가 1000만 관객을 목전에 두며 극장가는 다시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는 추세다. 이날 개봉한 '브로커'는 국내 주요 극장 사이트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에서 전체 예매율 1위를 석권하며 '칸 남우주연상 수상작'의 입지를 드러냈다.
송강호는 "너무너무 반가운 일"이라며 "3년 전 '기생충' 이후로 처음인데 관객들도 편안히 한국 영화를 찾아주셔서 기쁘다. 극장도 지난 시간 너무 힘들지 않았나. 배우나 영화인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고 모두 다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브로커'에 대해 "고레에다 감독의 전작들은 직접 감정을 드러낸다기보다 간접적으로 일본 영화 대표적인 느낌일 수 있겠다. 그런 점이 너무 좋았으나, 이번 작품은 새로운 고레에다를 본 것 같다. 직접적인 대사도 있고 오히려 정공법을 사용한 느낌"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