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량위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여름에 걷는 겨울밀 수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식량 자급률은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인 81%까지 떨어졌다.
8일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중국의 겨울밀 수확률은 지난 6일 기준 55%를 달성했다. 지난해 6월8일 수확률 50%를 넘어선 것에 비해 빠른 속도다. 중국에선 지난 3월부터 주요 경제권에서 코로나19 방역 통제를 실시하면서 농한기에 도시에서 일하던 농민들이 제때 귀향하지 못해 파종과 수확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농업농촌부는 지난달 28일 전국 겨울밀 수확에 착수하면서 각급 지방정부에 "하루도 쉬지 말고 수확에 전념하라"고 당부했다. 귀향하지 못한 농민의 논밭은 지방 관청이 대신 수확하도록 독려했다.
중국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와 인도의 밀 수출 규제, 주요국 곡물 작황 부진으로 이미 급등한 국제 곡물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식량(곡물·콩류 등)을 6억8000만t 생산했으며 1억6000만t을 수입했다. 식량 자급률은 2020년 17.6%에서 지난해 19.4%로 높아졌다.
중국 지도부는 연일 식량안보를 강조하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날 교통운수부를 시찰하고 현장에서 연 좌담회에서 "방역을 이유로 밀 수확에 투입되는 농기계의 통행을 막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지난달 26일 연 전국 식량생산 대책 화상회의에서도 "어떠한 이유로도 임의로 방역 검문소를 설치해 농업 인력과 농자재 이동을 막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는 하루 전 열린 경제안정화 대책 화상회의에서도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은 국토가 넓지만 인구가 워낙 많아 평상시에도 식량안보를 국가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공산당과 정부가 매년 처음 내놓는 공식 문건인 '중앙 1호 문건'은 2004년부터 올해까지 19년 연속 농업·농촌·농민의 3농 문제였다. 중국의 경작지 면적은 128만㎢로 중국 국토의 13%밖에 되지 않는다. 1인당 경작지 면적은 900㎡로 세계 140위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