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새 장관이 임명되면 '허니문'이라는 기간을 보통 줍니다. 일을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시간을 갖고 지켜보고 때로는 응원과 박수를 보내는 시기입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5월 16일 취임했으니 국토부를 이끈 지 채 한 달이 안 됐습니다. 일종의 허니문 기간이어서 부처나 장관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최근 국토부 홈페이지를 들여다봤습니다. 메인 페이지에 3개의 주요 활동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습니다. 하나는 '올여름 휴가 원하는 곳으로 해외여행 떠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다른 하나는 '광교에서 신사역까지 이제 42분이면 출근할 수 있다'는 신분당선 신사역 개통 소식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청년들의 주거난 해소를 우순 선위로 추진하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원 장관이 최근 가진 청년주거정책 간담회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우측에는 열린 장관실이라고 해서 국민제안과 민원 마당, 적극 행정의 메뉴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러면서 두 손을 모은 원 장관의 상반신 사진이 나옵니다.
우측 아래에는 포토 뉴스라고 해서 3가지 사진이 나옵니다. 그중 하나가 '원 장관의 전세 사기 관련 현장 방문 사진'입니다.
공교롭게도 국토부 홈페이지에 원 장관 관련 사진이 3개나 뜹니다. 건설부동산 업계에서 "국토부 홈페이지가 원희룡 장관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인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도는 이유입니다.
일각에서는 취임 이후 주택공급 TF, 신도시 정비 TF 등 각종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정작 해당 부서들이 제대로 일할 시간이 없을 정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든 정부 부처가 고유의 업역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만큼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부처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각종 규제 완화가 추진될 예정이고 당장 화물연대 파업 문제도 잘 해결해야 합니다.
국토부 홈페이지가 이런 이슈와 정책을 살펴볼 수 있는 '국토 및 주택 정책 포털'이라는 느낌이 들면 좋겠습니다. 현장의 문제와 해결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올려지면 국민들이 더 많은 지지를 보내지 않을까요.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