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8일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이 시스템을 통해 다시 들여다볼 여지가 있는지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대해 다시 볼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모펀드 관련된 개별 펀드 사건들은 (금감원에선) 이미 (법정으로) 넘어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사회 일각에서 문제 제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스템을 통해 볼 여지가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했다.
전날 첫 검찰 출신 금감원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이 원장은 이날 금감원 기자실을 돌며 10여분간 일일이 인사를 했다. 이후 차분한 어조로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가계부채 문제의 대응책을 묻는 말에 "오자마자 은행, 중소 서민 금융 등의 지표를 살펴봤다"며 "금융위와 잘 협의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검찰 출신 금감원장으로 시장친화적 감독 대신, 검사와 조사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사후적 조사를 강화할 것이라는 방향성에 대한 생각은 아직 없다"며 "민간 (금융사의) 자율과 혁신에 기회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은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산업의 특성상 규제가 아예 사라질 수는 없다"며 "금융감독 서비스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조금 더 금융사들이 예측할 수 있는 감독 체계를 만들고, 소비자들이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서 검찰 편중 인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는 질문에 "(이 원장은) 금융감독규제와 시장조사 전문가로서 (금감원장) 아주 적임"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 원장은 검찰 시절 '윤석열 사단의 적자'로도 불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당부사항이 있었냐는 질문에 "개별적인 (윤 대통령의) 당부는 전달받은 바 없다"면서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업종(검찰)에서 경제 관련 관심을 가져온 입장에서 전체적 정부 기조는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금감원 조직 개편에 대해선 "앞으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다만 "가상자산 등 새로운 이슈에 대해선 이해하고 있고, 효율적 운영을 추구하되 꼭 필요한 조직 개편에 대해선 금융위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우선 과제로는 '민간의 자율성 회복과 금융시장 선진화'를 꼽았다. 그는 "5~10년간의 민간분야 발전에 비해 저희가(금감원 혹은 감독체계) 충분히 쫓아갔냐는 비판적 견해가 있다는 부분에 공감하고 있다"며 "금융규제 시스템이 시장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 부분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