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지역에 미사일을 발사해 유럽 국가들이 제공한 탱크와 장갑차 등을 파괴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공격한 건 지난 4월 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방문한 이후 처음으로, 38일 만이다.
러 관영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항공우주군이 고정밀 장거리 공중발사 미사일을 사용해 동유럽 국가들이 공급한 T-72 탱크와 장갑차 등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키이우 당국은 이날 새벽 수차례 폭발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키이우 동남부) 다르니츠키, 드니프로우스키 구역에서 몇 차례 폭발이 일어났다"며 "구급인력들이 현장에 이미 급파됐고 추가 정보는 추후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현지 목격자을 인용, 폭발 이후 도시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키이우 수도권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공습 경보 사이렌이 울리기도 했다.
이번 공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미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우크라 침공 100일째인 지난 3일 국영 로시야1 TV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공급하면 러시아는 새로운 타격 목표를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키이우 공격 목표물은 서방 국가들이 제공한 무기였다. 이번 공격이 푸틴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된 경고 차원으로도 풀이되는 대목이다. 다만, 앞으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더 먼거리에서 러시아 진지를 타격할 수 있는 정밀 다연장로켓시스템 하이마스(HIMARS)를 제공키로 했다.
앞서 러시아는 3월 사실상 마지막이었던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회담에서 키이우 등 북부 군을 퇴각하고, 동남부에 화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4월1일부터 퇴각이 진행됐다.
동남부에서 진격을 강화하던 러시아군은 지난 4월28일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키이우를 방문하던 중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지만, 추가 공격은 이어지지 않았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