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여름 보너스'…중간배당株 담아볼까

입력 2022-06-05 17:12
수정 2022-06-13 15:13


‘여름 보너스’로 불리는 중간배당을 앞두고 관련 종목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에도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중간배당을 늘리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중간배당에 적극적인 기업 상당수가 금리 인상 파고의 영향을 덜 받는 전통 산업군에 속해 있어 약세장에서도 주가 상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간배당 기업 계속 증가5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200 기업 중 20곳이 중간배당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간배당을 도입하는 기업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중간배당을 한 기업은 17곳이었다. 2020년(9곳)보다 약 두 배로 불어났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당이 쪼그라든 2020년을 제외하면 중간배당 규모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코스피200 상장사의 중간배당 규모(보통주 기준)는 △2017년 1조9403억원 △2018년 3조4806억원 △2019년 3조6297억원 △2020년 2조8234억원 △2021년 4조5824억원으로 늘어났다.

중간배당이란 회계연도 중간에 나눠주는 이익이다.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6월 30일을 중간배당 기준일로 삼는다. 통상 배당금은 7~8월께 지급되기 때문에 ‘여름 보너스’로 여겨진다. 중간배당을 받으려면 기준일 이틀 전인 28일까지 해당 주식을 사야 한다.

투자자 사이에선 배당주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차원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중간배당 정책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에쓰오일 등 주요 기업의 중간배당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간배당 확대를 예고한 기업도 적지 않다. LG유플러스 등은 최근 중간배당을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배당+주가 상승 ‘일석이조’ 기대중간배당에 적극 나선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매년 꼬박꼬박 중간배당을 해온 기업들은 대부분 금리 인상 기조에서도 실적을 유지해온 전통산업 기반 종목이 많기 때문이다. 안정적 수익(배당)뿐만 아니라 실적 호조에 따른 주가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금리 인상 및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인플레이션 압박 등 겹악재 속에서도 중간배당을 준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뜻”이라며 “해당 종목의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17년 이후 5년 연속 중간배당을 한 코스피200 기업은 △삼성전자 △포스코홀딩스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한온시스템 △쌍용C&E △KCC 등 7곳이다. 이 중 포스코홀딩스를 제외한 6개 종목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중간배당을 네 번 한 코스피200 기업은 △현대차 △SK △에쓰오일 등 3곳이었다. 현대차와 SK, 에쓰오일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4.1%, 55.5%, 57.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지난해 실적이 좋았지만 지속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해 중간배당을 포기한 기업들이 있었다”며 “올해는 금리 인상 영향을 덜 받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중간배당 규모를 더 늘려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