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2위 '7개월만의 대결'

입력 2022-06-03 17:56
수정 2022-07-03 00:01
작년 내내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놓고 다퉜던 고진영(27·사진 왼쪽)과 넬리 코르다(24·미국·사진 오른쪽)가 7개월 만에 맞붙는다. 3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서던 파인스의 파인 니들스 로지&GC(파71·6546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제77회 US여자오픈(총상금 1000만달러)에서다.

1라운드는 고진영의 승리였다. 고진영은 이날 2언더파를 기록해 1언더파를 친 코르다를 1타 차로 앞섰다. 선두 미나 하리가에(미국)와는 5타 차다.

세계랭킹 1, 2위인 고진영과 코르다의 경쟁은 지난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최대 관심사였다. 2년 동안 1위를 지켰던 고진영이 작년 시즌 초 주춤하는 사이 코르다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하며 왕좌를 빼앗았다. 도쿄올림픽 금메달도 거머쥐었다.

이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고진영이 아니었다. 가을께부터 날 선 샷감을 보이더니 1위를 탈환했다. 고진영은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같은 조에 배정된 코르다를 누르고 우승했다. 올해의 선수상, 다승왕, 상금왕이 그에게 넘어왔다.

이들의 ‘리턴 매치’는 이번 시즌 최고 관전 포인트였지만 시즌 시작 5개월 만에야 성사됐다. 고진영이 다소 늦은 3월에 뛰어들었고, 그즈음 코르다가 왼팔 혈전 수술을 받으면서 쉬었기 때문이다.

총상금 1000만달러로 LPGA 투어 최고의 ‘쩐의 전쟁’이 된 이번 대회는 두 사람 모두에게 물러설 수 없는 무대다. 고진영은 2019년 7월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잡아보지 못한 메이저 우승컵을 다시 들어 올릴 기회다. 코르다는 이번 대회를 1위 탈환에 시동을 거는 무대로 만들기 위해 몸을 단련하고 있다. 그는 이날 긴 휴식기가 무색할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평균 비거리는 256야드에 달했고, 그린을 딱 두 번 놓칠 정도로 샷 정확도도 높았다.

고진영은 정교함으로 맞섰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241야드에 그쳤지만,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페어웨이를 지켰다. 그린 적중률은 83.33%를 기록했다. 고진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플레이가 견고했다. 매 홀 그린 중앙을 노렸다. 나의 스윙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는데 꽤 잘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2017년 이 대회 챔피언인 박성현(29)도 2언더파 69타를 기록해 톱10에 올랐다. 지난주 BOH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하며 US여자오픈 출전 막차를 탄 ‘맏언니’ 지은희(36)는 1언더파 70타 공동 18위에 자리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