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10일부터 개방…미군기지 30% 돌려받았다

입력 2022-06-03 17:21
수정 2022-06-04 00:51
윤석열 대통령이 출퇴근길에 지나는 주한미군 용산기지 13번 게이트와 주변 도로 부지가 한국 정부에 반환됐다.

정부는 3일 주한미군으로부터 용산기지 남서쪽 지역과 13~14번 게이트 일대를 돌려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반환받은 부지는 5만1000㎡로 용산기지 남쪽 지역 주변을 둘러싼 도로와 인근 출입문 일대다. 세부적으로 보면 용산기지 남쪽 출입문(이촌역 주변)인 13번 게이트와 기지 남서쪽 숙소 출입문(신용산역 주변) 14번 게이트 주변 지역이다.

이 중 13번 게이트는 윤석열 대통령이 출퇴근 시 용산기지를 통해 대통령실 청사로 드나드는 경로에 있는 출입문이다. 대통령실 경호처가 출입구를 관리하고 통제해왔다.

윤 대통령은 외교부 장관 공관을 관저로 리모델링하는 공사가 마무리되는 이달 중순께부터는 서초동이 아니라 한남동 관사에서 출퇴근할 예정이다. 14번 게이트는 오는 10일 시범 개방되는 용산공원의 출입로로 활용된다.

정부는 작년 7월 한·미 합의에 따라 올초까지 용산기지 약 50만㎡ 구역의 반환을 추진해왔다. 시기가 다소 지연되긴 했지만, 이 계획에 따라 지난 2월 25일 업무시설과 숙소 부지 등 16만5000㎡, 지난달 9일 병원·숙소·학교 등 36만8000㎡를 미군으로부터 돌려받았다. 이날 발표된 부지를 포함하면 전체 용산기지 면적(203만㎡)의 약 30%인 63만4000㎡가 한국 정부에 반환됐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앞으로도 용산기지 잔여 구역 반환에 더욱 진전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논의와 미국 측과의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며 “그 결과를 국민에게 소상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대통령실 신청사 동쪽 일대의 ‘잔류 부지’ 시설 이전도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실 집무실 동쪽에는 용산 미군기지 반환 대상에서 제외된 출입방호부지, 드래곤힐호텔, 서포트센터 등 잔류 부지가 있다.

윤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기도 한 용산공원 개방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전날 국토교통부는 9월 정식 개방을 앞두고 일부 공원 부지를 10~19일 열흘간 시범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시범 개방 부지는 서울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에서 시작해 장군 숙소와 대통령실 남측 구역을 지나 스포츠필드(국립중앙박물관 북측)에 이르는 직선거리 약 1.1㎞ 구간이다. 특수차량 등 대통령 경호 장비를 볼 수 있는 대통령실 앞뜰은 15분마다 40명씩 선착순으로 미리 번호표를 받아 들어갈 수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