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사이즈업"…'일편단심'이라던 한소희도 갈아탔다 [오정민의 유통한입]

입력 2022-06-05 09:32
수정 2022-06-0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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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닷컴·G마켓 통합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 광고. 배우 구교환이 "앞으로 쇼핑할 때 배송비는 우리가 내줄게"라며 서두를 열자 한소희가 "배송비 플렉스"라고 맞장구친다. 이어 그는 "스타벅스 사이즈업도 플렉스"라며 혜택을 소개한다. 두 사람은 '멤버십 유니버스의 시작'이라며 스마일 클럽으로 그룹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마무리짓는다.

신세계그룹이 지난달부터 그룹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옛 이베이코리아)의 통합 유료 멤버십 서비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내건 광고다. 유통기업들이 충성 고객 잡기 카드로 유료 멤버십을 꺼내들자 신세계그룹도 본격 참전했다. 앞서 쿠팡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 모델로 나섰던 한소희는 이번엔 경쟁사 격인 SSG닷컴 광고모델로 등판한 게 눈에 띈다. SSG닷컴, 스타벅스 혜택에 1000만원 적립금 내걸어 5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지난달부터 G마켓이 기존에 운영하던 유료멤버십 '스마일클럽'을 개편해 통합 멤버십으로 선보였다. 월 3900원(SSG닷컴 가입 시) 혹은 연간 3만원(G마켓)을 내면 무료배송과 추가 적립을 받을 수 있는 혜택에 신세계그룹사 혜택을 더했다.

특히 스타벅스 혜택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잡으려 한 점이 특징이다. 스타벅스 음료 구매 시 월 2회 사이즈 업그레이드, 스타벅스 e-프리퀀시 굿즈 단독 판매 등을 더했다. 여기에 G마켓과 SSG닷컴 각 쇼핑몰별 선착순 가입 고객 10만명에게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음료 쿠폰을 추가로 뿌렸다.

이달부터는 SSG닷컴에서 멤버십에 가입하는 고객 중 미션을 수행하는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최대 1000만원의 적립금을 제공하는 ‘스마일 밀리어네어’ 이벤트도 실시한다.

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강조하는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을 위한 포석이다. 유료멤버십이 신세계그룹의 다양한 관계사를 잇는 ‘온-오프라인 생태계’를 위해 고객 유입을 유발하는 '앵커' 역할을 맡을 것이란 기대를 담았다.

신세계그룹은 통합 멤버십에 대해 "지마켓글로벌과 신세계백화점부터 이마트, 스타벅스까지 오프라인 핵심 채널들의 다양한 콘텐츠와 자산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면 고객의 온·오프라인 일상이 신세계 안에서 모두 해결 가능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할 수 있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G마켓, SSG닷컴, SCK컴퍼니(스타벅스)를 아우르는 통합멤버십으로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료 멤버십 춘추전국시대…쿠팡·네이버 아성에 도전장 신세계그룹에 앞서 주요 유통기업은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한 차례씩 선보인 바 있다. 가장 성공한 사례가 10년새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공룡으로 성장한 쿠팡과 이커머스 1위 네이버쇼핑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다.

쿠팡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모두 쇼핑 외에 콘텐츠 혜택을 포함한 점이 특징이다.

쿠팡은 익일배송 로켓배송과 신선식품 로켓프레시 무료배송 혜택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혜택까지 더해 충성 고객을 끌어모았다.

올 1분기 말 기준 쿠팡에서 한 번 이상 쿠팡에서 제품을 구입한 활성고객 수는 1800만명이 넘는다. 특히 활성고객 중 35%인 633만명이 신선식품 배송서비스 로켓프레시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로켓프레시를 이용하기 위해선 와우 멤버십 가입자여야 한다는 점에 비춰 업계에선 쿠팡의 유료 멤버십 회원이 63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

쿠팡은 2019년 와우 멤버십 도입 후 비용을 월 2900원으로 유지하다 지난해 말 4990원으로 인상했다. 기존 회원들의 월 회비 인상은 오는 10일 이후 첫 결제일부터 적용된다.

업계에선 가격 인상 후에도 타사 유료 멤버십과 비교해 여전히 매력이 큰 만큼 별다른 판도 변화는 없을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시장점유율은 업계 3위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신세계그룹, 네이버가 3강으로 꼽힌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월 4900원에 쇼핑 추가 적립뿐 아니라 티빙·네이버 웹툰 등 콘텐츠 혜택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멤버십 가입자수는 2019년 250만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 610만명으로 2년 사이 두 배 넘는 수준으로 많아졌다. 올해는 763만명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이 밖의 이커머스 업계에선 아마존 상품 무료 배송을 내세운 11번가의 '우주패스'(월 4900원 시작), 마켓컬리 1만5000원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이 가능한 컬리의 '컬리패스(월 4500원)', 롯데쇼핑의 '롯데오너스'(월 2900원·연회비 2만원) 등이 있다.

이들 멤버십은 통상 월정액 회원비 이상의 혜택을 제공한다. 각 기업이 가입비 이상의 혜택을 제공하고 나선 이유는 '락인(lock-in)' 효과 때문이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온라인 쇼핑 고객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해 고정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회원제 대형마트 '코스트코' 사례에 비춰 국내 소비자도 필요한 부가가치를 기업이 제공한다면 충성고객이 꾸준히 될 수 있다는 사례가 입증된 바 있다. 기업들의 유료 멤버십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에 따라 락인 효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SG닷컴 등 신세계그룹과 지마켓의 멤버십 가입자수는 각각 1800만명, 300만명 수준으로 단계적 통합 과정을 진행하면 외형이 성장할 전망이지만 판관비 부담도 수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