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기업가치 3500억원을 인정받았다. 설립 2년 만에 국내 AI 반도체 분야 선두주자로 인정받은 것이다.
리벨리온은 최근 시리즈A(첫 번째 기관 투자 단계) 투자 유치를 통해 620억원의 외부 자금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파빌리온캐피털이 해외 투자사 중 처음으로 리벨리온 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국내에서는 산업은행 미래에셋벤처투자 SV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KT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투자했다. 앞서 리벨리온에 시드(종잣돈) 단계에서 투자한 카카오벤처스 지유투자 서울대기술지주 등도 이번 후속 투자에 참여했다.
리벨리온은 2020년 9월 설립됐다. 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인력이다. 박성현 대표는 인텔, 삼성, 스페이스X를 거쳐 모건스탠리에서 퀀트(계량 분석) 개발자로 근무했다. 오진욱 최고기술책임자(CTO)는 IBM 왓슨연구소의 AI 반도체 수석설계자였다. 의료 AI 스타트업 루닛에서 딥러닝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한 김효은 최고제품책임자(CPO)도 리벨리온에 합류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RM 등의 박사급 개발자도 속속 모였다. 창업 1년여 만에 300억원 이상을 투자받을 만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리벨리온은 이번 투자로 반도체 생산과 미국 사무소 설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