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오른 금리에 기관들 "채권손실 피해라"…채권대차잔고 130조 넘겨

입력 2022-06-03 16:20
수정 2022-06-03 16:27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증권사를 비롯한 국내 기관들의 ‘채권 헤지 거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채권 대차거래 잔액은 133조936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채권 대차잔액이 105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5개월여만에 28조원가량이 늘어난 것이다.

채권 대차거래는 통상적으로 기관들이 채권 가격 손실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 고평가된 채권 현물을 빌려서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채권 선물을 매수하는 식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초 1.85% 수준에서 2일 3.12%까지 치솟는 등 채권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채권 대차거래도 함께 늘었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기관은 3년 국채 선물을 4조547억원가량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금융투자사들이 3조199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채권가격 하락으로 채권 평가 손실액이 커진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채권 선물 거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은행이 물가상승을 우려하는 입장을 보이는 등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시돼 채권 대차거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다만 하반기엔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돼 3분기부터는 채권 대차잔고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