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급 인재들"…창업 2년도 안 된 회사, 1000억 투자 받았다

입력 2022-06-03 11:05
수정 2022-06-03 13:53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시리즈A(첫 번째 기관 투자 단계)에서 620억원을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3일 밝혔다. 설립된 지 2년도 되지 않아 3500억원의 기업 가치 인정 받으면서다.

이번 투자에서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파빌리온캐피탈이 해외 투자사 처음으로 리벨리온 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국내에서는 산업은행, 미래에셋벤처투자, SV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KT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투자했다. 앞서 리벨리온에 시드(종잣돈) 단계에서 투자한 카카오벤처스, 지유투자, 서울대기술지주 등도 이번 후속 투자에 참여했다.

2020년 9월에 설립된 리벨리온은 이번 투자로 1000억원 정도의 누적 투자금액을 확보하게 됐다. 기업 가치는 지난해 7월 프리A 시리즈 단계 1100억원에서 이번 투자로 세 배 이상 뛰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빠른 성장세다.



리벨리온의 핵심 경재력은 인력이다. 설립 초기부터 ‘국가대표급’ 반도체 개발자가 모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성현 대표는 인텔, 삼성, 스페이스X를 거쳐 모건스탠리에서 퀀트(계량 분석) 개발자로 근무했다. 오진욱 최고기술책임자(CTO)는 IBM 왓슨연구소에서 AI 반도체 수석설계자로 근무했다. 의료 AI 스타트업 루닛에서 딥러닝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한 김효은 최고제품책임자(CPO)도 리벨리온에 합류했다.

세계 최대 팹리스 ARM,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박사급 베테랑 개발자도 리벨리온으로 속속 모였다. 첫 제품이 나오지도 않은 창업 1년여 만에 300억원 이상을 투자받을 만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리벨리온은 지난해 11월 회사가 설립된지 1년 3개월 만에 파이낸스 AI반도체 ‘아이온(ION)을 만들었다. 아이온은 해당 분야의 강자였던 인텔의 ’고야‘보다 처리 속도가 30% 빠르고, 전력 소비 효율은 배 이상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의 TSMC가 아이온 제작을 맡았다.

강민구 SV인베스트먼트의 이사는 “리벨리온은 가장 도전적인 사업 영역을 최정점의 기술과 유연한 엔지니어링 문화로 풀고 있는 용감한 팀”이라며 “제조와 수요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리벨리온의 유쾌한 진정성은 크게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벨리온은 이번 투자로 양산 반도체 생산과 미국 사무소 설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역량 있는 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선다. 앞서 리벨리온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의석학회원(펠로우)인 이태원 전 퀄컴 부사장을 영입했다.

김주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