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또 올리나…한국은행 "6·7월도 물가상승률 5%대 지속"

입력 2022-06-03 10:35
수정 2022-06-03 10:42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대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은행은 6월, 7월에도 5%대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4, 5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한은이 오는 7월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3일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한 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 5.6%를 기록한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부총재는 "국제유가와 국제 식량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수요 측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물가상승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물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중장기 물가안정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부분 금지, 중국 내 봉쇄 조치 완화, 주요 산유국의 증산 규모 확대 등이 국제 유가 불안 요소로 꼽혔다. 곡물 등 세계 식량 가격도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 수출제한 등으로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지 주목된다. 한은은 급등하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 5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했다. 이는 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으면서 오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은이 7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리면, 사상 유례가 없는 3연속 인상이 된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98%포인트 오른 연 3.125%에 거래를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이 예상될 경우 국채 금리는 오른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