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하는 증시…밸류+모멘텀 ETF 뜬다"

입력 2022-06-02 07:14
수정 2022-06-02 07:15
모멘텀 전략과 밸류 전략을 결합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증시에서 부각되고 있다. 유동성 확장 속도가 더뎌진 지금의 증시 환경에선 지수에 의존하는 종목보다는 개별 섹터나 테마를 적극 활용하는 종목을 고르는 게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모멘텀 전략은 최근 수익률이 높은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을 뜻한다.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종목은 사고 하락세를 탄 종목은 파는 식이다. 밸류 전략은 순자산 대비 저평가된 우량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을 일컫는다. 해당되는 종목을 추려내는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투자자가 직접 구사하기 힘든 전략들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KBSTAR 모멘텀밸류'의 가격은 3.1% 하락했다. 손실을 보기는 했어도 이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이 10.34%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선방한 것이다. 이 ETF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을 보면 가격이 1.74% 올랐다. 코스피지수 오름폭(0.08%)보다 높은 수치다.

이 종목은 모멘텀과 밸류 전략을 합친 국내 유일한 ETF다. 코스피 상장사 중 저평가된 우량 기업에 주로 투자하면서도 지루한 횡보에 대응하기 위해 모멘텀 전략을 혼용하는 게 핵심이다.

자산구성내역(PDF)을 보면 비중 상위에는 대부분 우량주들이 이름을 올렸다. 5월 30일 기준 삼성전자(26.53%), 신한지주(8.43%), 하나금융지주(8.33%), POSCO홀딩스(8.23%), KB금융(8.01%), 우리금융지주(3.94%), SK텔레콤(3.52%) 등 순으로 많이 담았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43.87%)이 전체 비중의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IT(21.93%)과 소재(13.17%), 통신서비스(7.96%) 업종이 뒤를 이었다.

이 종목이 시장보다 나은 수익률을 낸 배경을 두고 증권가는 '모멘텀과 밸류 간 낮은 상관관계'를 꼽는다.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등 거시 환경에 예민한 밸류 팩터와 달리 모멘텀 팩터의 성과는 거시 환경에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최근 주가 변동성이 높은 종목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밸류와 모멘텀 팩터간 상관관계가 낮은 만큼, 안정성만 추구한 기존 밸류 단독 ETF보다는 위험 대비 성과가 우수하지 않겠느냐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이런 분석에 힘을 싣듯 실제 KBSTAR 모멘텀밸류의 성과는 시장뿐 아니라 다른 밸류 ETF 대비로도 돋보였다. 이 ETF의 연초 이후 손실률이 3% 수준인 데 비해 밸류 단독 ETF로 알려진 'TIGER 우량가치'(-5.48%) 'KINDEX 스마트밸류'(-10.58%) 등은 낙폭이 비교적 컸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 단독 ETF의 누적 성과가 장기적으로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강세 여력은 남아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투자가 망설여지는 시기"라면서 "이 경우 밸류 팩터와 접점이 많지 않은 모멘텀 팩터로 전략을 보완해 투자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KBSTAR 모멘텀밸류의 부책임 운용역인 지우진 KB자산운용 전략ETF운용팀장은 "가치주 중에서도 최근 성과가 좋았던 종목 위주로 담았다"며 "최근 증시에서 가치주로의 쏠림 현상도 있었던 데다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졌다. 장기적으로 시장 대비 알파를 추구하려는 투자자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