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핵폭탄 하나를 생산할 만큼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핵협상(JCPOA) 복원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AEA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이 비축한 순도 60%의 고농축 우라늄이 43.4㎏에 달해 3개월 전보다 10㎏ 가까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IAEA는 우라늄 농축 수준이 20%를 넘어가면 무기급으로 간주한다. IAEA 관계자는 “이 같은 순도의 우라늄 비축량은 핵무기 1기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 분량을 웃돈다”고 했다.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 확보에 필요한 원심분리기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IAEA에 따르면 이란의 농축우라늄 비축량은 2015년 JCPOA 이후 규정된 제한치의 18배를 초과한다. 순도와 무관하게 이란이 비축한 농축 우라늄은 3809.3㎏에 달한다. IAEA는 “이란이 자국 내 세 곳에서 발견된 미신고 핵물질과 관련해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WSJ는 이번 보고서로 JCPOA 복원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자국 내 활동에 대한 IAEA 조사가 6월 안에는 종료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란 내 핵물질에 관한 설명이 부족한 상태에서 미국과 유럽이 IAEA의 사찰을 종료시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JCPOA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 2015년 맺은 협약이다. 이란이 핵 활동을 중지하는 대신 이란에 대한 서방국들의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제재가 복원됐다.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축 수준을 높이고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