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상 시상식 6년만에 직접 참석한 이재용…수상자 격려

입력 2022-05-31 17:29
수정 2022-05-31 17:3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년도 제32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사법리스크로 인한 경영 제약, 글로벌 산업 재편 가속화,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 복합적 상황 속에서도 수상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시상식에 참석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6년 참석을 끝으로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구속 이후 시상식에 불참해왔다. 2020~2021년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약식으로 진행됐다. 올해 시상식은 수상자 가족과 지인 등 약 1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삼성호암상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이병철 선대회장의 인재제일 및 사회공헌 정신을 기려 1990년 제정했다. 과학·공학·의학·예술·사회공헌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내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는 국내외 한국계 인사들을 선정해 시상한다.

특히 '한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등 학계에서는 기초과학, 공학, 예술 등 다방면에서 한국의 사회발전 및 한국 학계·예술계의 위상 제고에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수상자는 △오용근(61) 포스텍 교수(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장석복(60) KAIST 연구부총장(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차상균(64) 서울대 교수(공학상) △키스 정(57)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학상) △김혜순(67) 시인(예술상) △하트-하트재단(사회봉사상) 등이다. 수상자들은 각각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을 받았다.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수상자인 오 교수는 "저의 수상을 통해 외로운 연구 여정에 정진하시는 모든 분께 큰 희망이 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술상을 받은 김 시인은 "이 상을 받게끔 함께 시의 별자리를 가득히 채워주고 모국어로 시를 쓰는 동료 시인들에게 한없는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은 국가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자는 이 부회장의 제안에 따라 지난해부터 과학 분야 시상을 확대했다. 기존 1명에게 시상하던 호암과학상을 '물리·수학'과 '화학생명과학' 2개 부문으로 확대해 시상한다.

공학이나 의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 산업 생태계 기초를 더 단단히 하자는 취지다.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 제고 기여를 목표로 시상 확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호암상은 올해까지 학술, 예술 및 사회 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164명이 수상자로 선정돼 총 307억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과 경계현 사장(DS부문장)을 비롯해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최영무 삼성사회공헌총괄 사장, 임영빈 삼성생명공익재단 사장 등 계열사 사장들도 참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