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으러 자주 가던 멍게 비빔밥집이 지금도 생각이 나네요"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세계 바다의날을 맞아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21년 전 부산지검에서 근무하던 당시 자주 방문한 횟집을 언급하는 등 부산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부산을 방문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2시께 부산 자갈치시장에 도착했다. 시민들의 환호 속에 자갈치 시장 로 들어선 윤 대통령은 횟감을 구매하기 위해 한 점포 앞에 멈춰섰다. 외투는 벗고 하늘색 셔츠만 입은 차림이었다.
가게 주인이 광어를 꺼내 들었으나 광어가 팔딱거리며 땅으로 떨어졌다. 윤 대통령이 직접 뜰채를 쥐고 광어를 잡으려고 시도했으나 다시 광어가 튀어오르며 광어를 잡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부산 지역상품권으로 생선 값을 계산했다.
이후 다른 점포로 이동한 윤 대통령은 "여기 제가 학생 때부터 많이 들르던 데"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가게 상인이 전복회를 썰어주자 윤 대통령은 "한 점만 한 점만"이라고 했고 회 두 점을 먹은 뒤 물을 마셨다. 이후 상인이 준비해 둔 보라색 종이를 건네자 윤 대통령은 상호 이름을 쓴 뒤 "번창하세요 2022. 5. 31.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었다.
또다른 가게에서는 주인 아주머니가 해삼과 낙지를 쟁반 위에 올려 가져왔다. 윤 대통령은 두 손으로 낙지를 쥐었다가 다시 한 손 높이 낙지를 들어올리면서 웃음을 지어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후 몇몇 점포를 둘러본 뒤 수행 직원에게 구매한 수산물들을 계산하도록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오찬 장소인 한 횟집으로 이동했다. 점심 메뉴는 광어 회덮밥에 광어국이었다. 전복·멍게회에 해초무임, 오이나물, 깍두기, 묵, 콩조림 등이 반찬으로 나왔다.
이날 동석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자갈치 아지매' 최명애씨를 윤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최 씨는 2016년 가덕 신공항 유치를 위해 부산역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한 적 있다. 윤 대통령은 조 장관의 설명을 들으며 "아, 아지매 아지매"하며 맞장구를 쳤다.
윤 대통령은 식사를 하면서 부산 근무시절 경험도 꺼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21년 전에 부산에 근무하러 왔는데 '부산의 맛집' 이렇게 칼라 책자를 내서 방마다 하나씩 보내줬다"며 어느 한 횟집을 거론했다. 이어 "(그 횟집은) 관사 바로 옆"이라며 "그래서 퇴근길에 많이 다녔다. 아주 값도 싸고"라고 말했다.
동석한 김재석 부산어패류처리조합장이 "저희 시장 쪽에는 대통령 네 분이 오셨다. 노무현, 김대중, 문재인 전 대통령 그리고 윤 대통령이다"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여기 작년 7월에 왔었고, 두 번째인가"라며 "옛날에 학생 때 많이 왔다. 와서 회 좀 사가지고 좌판에서 (먹었다)"라고 했다.
김 조합장이 시장 관리비가 높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저도 신경 쓸 테니까 부산시장 출마하신 분한테 각서 받으라"며 농담을 했다. 또 김 조합장이 윤 대통령 전화번호로 문자를 많이 했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전화번호가 공개가 돼 가지고 문 하루에 1000개, 2000개씩 오니까 볼 수가 없어가지고 아마 후에는 제가 못 드린 모양인데, 명함을 가져가서 서울 올라가서 전화를 드리겠다"라고 답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