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한 70대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일흔이 넘어 새로운 걸 배우는 건 좀 그렇다"고 말한 것을 두고 "노인 폄하"라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덕담을 드리다가 표현이 조금 과했다"고 사과했다.
김 최고위원은 31일 페이스북에 '윤 위원장은 이중인격을 가진 지킬앤하이드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2007년 대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던 정동영 후보가 '60~70대는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시라'고 했다가 단단히 욕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고 운을 뗐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들어서는 박영선 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설훈 민주당 의원이 세대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다가 민심으로부터 단단히 혼쭐이 났었다"며 "그런데 그리 엄중히 야단을 맞고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상대 후보를 나이로 공격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무리 민주당을 혼내고 심판해도 결국 '쇠귀에 경읽기'가 되는 게 아닌가 두렵기까지 하다"고 했다.
이어 "윤 위원장은 어제(30일) 오전만 해도 당내 청년 정치인이 던진 '586은 이제 용퇴하라'는 소신에 대해 '나이로 누구를 그만두라 마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인 입으로 말했다"며 "그런 분이 왜 같은 날 유세 현장에 가서는 부적절한 나이 발언을 해 국민의 분노를 유발하고 어르신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드는 건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586 용퇴론에 나이를 들먹이지 말라 발끈하는 윤 위원장과 국민의힘 70세 후보에 대놓고 나이 공격으로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키는 윤 위원장은 이중인격을 가진 지킬앤하이드냐"고 했다.
윤 위원장은 이같은 지적과 관련해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사실 연기자로서 성공한 분이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연기자로 계속 남으면 어떨까 하는 덕담을 드리다가 표현이 조금 과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불쾌하셨을 텐데 사과드린다"며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직접 만나 뵙고 사과드릴 생각도 있다"고 했다.
앞서 윤 위원장은 지난 30일 충북 증평군 새마을금고 앞에서 열린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서 MBC 탤런트 출신인 송기윤 국민의힘 증평군수 후보의 나이를 언급하면서 "일흔이 넘어 새로운 걸 배우는 건 좀 그렇다"고 말했다. 송 후보의 나이는 70세로, 증평에서 초·중·고교를 모두 졸업했다.
윤 위원장은 "저쪽 후보를 보니 연기자로 아주 성공한 분이고, 저도 참 좋아하는 연기자인데 연세가 일흔이 넘어 연기를 이제 그만하려는지 모르겠다"며 "하던 일 계속 쭉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정은 한 번도 안 해본 분이니 연기하듯 잠깐은 할 수 있지만, 4년 군정을 맡기에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증평이 낳은 영화배우, 성공한 탤런트로 계속 증평군민들을 자랑스럽게 만들어달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