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후반기 국회가 30일 국회의장단과 18개 상임위원장이 공석인 상태로 시작됐다. 보건복지부 등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입법부 공백이 현실화하면서 윤석열 정부 초기 내각 구성의 마무리도 지연될 전망이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법제사법위원장 등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은 전적으로 원내대표 소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원내대표 간 협상 내용과 지금의 협상은 별개라는 의미로, 박홍근 현 원내대표의 ‘원점 재검토론’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윤 위원장은 원내대표를 맡았던 지난해 7월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는 조건으로 상임위 재배분에 합의한 바 있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일부 장관과 외청장들의 임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국회는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승겸 합동참모의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전날로 전반기 국회가 종료돼 청문회를 위해서는 별도의 인사청문특위를 구성해야 한다.
국회의장 선출과 원 구성의 우선순위를 놓고 여야 입장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의장이 선출돼야 특위라도 구성해 인사청문회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기로 합의된 것만 지켜진다면 원 구성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민주당은 앞서 24일 국회의장 후보로 5선 김진표 의원을, 부의장 후보로 4선 김영주 의원을 선출했다. 인사청문 특위 설치와 구성 권한은 국회의장에게 달려 있다.
6·1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법사위원장 자리를 비롯한 위원장직 배분과 의장단 선출 향배가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선방할 경우 “정부 견제론이 민심”이라고 주장하며 법사위원장직 요구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국민의힘이 승기를 잡는 경우 ‘야당의 발목 잡기’라는 비난이 커지면서 민주당의 주장이 힘을 잃을 수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