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2’가 65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영화관 관련주에 훈풍이 불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영화관이 팬데믹 기간 동안 판매가격 인상과 비용 절감에 나서며 기초체력(펀더멘털)을 개선한 만큼 당분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CJ CGV는 8.11% 오른 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콘텐트리중앙도 6.70% 상승했다. 두 회사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각각 6.16%, 2.18% 약세를 보였으나 이날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2’와 ‘범죄도시2’가 연이은 흥행을 기록하며 영화관 업체의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9일까지 극장 관객 수는 1398만 명으로, 202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월 1000만 관객’을 기록했다. 다음달 ‘쥬라기월드:도미니언’ ‘탑건2’ ‘브로커’ ‘마녀2’ 등 국내외 기대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관객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5일부터 극장 내 취식이 허용되며 매점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점 매출 단가는 팬데믹 기간 동안 인당 평균 1800원으로 줄었지만 최근 3500원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매점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0% 수준까지 낮아졌는데, 팬데믹 이전 수준(17~18%)을 회복할 경우 유의미한 외형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판매량(Q) 증가와 더불어 가격(P) 상승과 비용(C) 감소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영화관은 2020년과 2021년 두 번에 걸쳐 티켓 가격을 인상했고, CJ CGV는 지난달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극장 인력을 대폭 줄이고 키오스크를 도입해 비용을 적극 줄였다”며 “메가박스와 CJ CGV는 오는 3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영화산업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만큼 재무구조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J CGV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56%에 달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