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배터리' 전문기업 어스앤배터리(대표 박수철)가 한국남동발전(사장 김회천)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에 나선다. 전기차 사용후배터리를 재사용해 ESS를 제작하고, 이를 풍력발전 설비와 연계해 잉여전력을 저장하는 시스템을 제주에서 개발·실증할 계획이다.
어스앤배터리와 한국남동발전은 30일 전남 영광 어스앤배터리 본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풍력연계형 사용후배터리 ESS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2017년 설립된 어스앤배터리는 국내 최초로 전기차 사용후배터리 순환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이다. 사용후배터리 진단, 평가, 재사용, 재활용 기술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미국과 유럽에 배터리 수거센터 40개, 재사용·재활용 순환 공장 20개를 세울 계획이다.
어스앤배터리는 이번 협약에 따라 사용후배터리 공급, 진단 및 검사, ESS 제작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남동발전은 제주시 애월읍에 건설 중인 21MW급 어음풍력발전을 통해 실증장소와 발전분야 기술을 지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실증특례를 부여하는 등 이번 사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ESS용 배터리 수요는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등에 따르면 2030년 ESS 규모는 2020년 대비 20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액 기준 시장 규모는 2025년 860억달러, 2030년 2150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배터리를 이용한 ESS는 도시의 전력 불안정성, 전기차 충전 수요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전력 계통 안정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국내 1위 농기계 제조업체 대동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박 대표는 "신품이 아닌 사용후배터리를 재사용한 ESS 모델로 경제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