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베이징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도 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0일 중국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중국 전역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베이징 12명과 상하이 67명을 포함 총 122명으로 집계됐다. 세 지표 모두 지난 3월초 오미크론 변이 유입으로 전국적 확산이 시작된 이후 가장 적다.
수도 베이징은 지난 22일 9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7일 연속 신규 감염자가 줄어들었다. 베이징은 지난달 말부터 대중교통 중단, 재택근무 의무화, 식당 내 식사 금지 등 준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최근 안정세를 회복한 지역부터 대중교통 운행과 직장인 출퇴근을 확대하고 있다. 29일부터는 시내 공원과 헬스장, 영화관이 정원의 50%까지만 받는 조건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초·중·고교의 온라인 수업과 식당 내 식사 금지, PC방·노래방 휴업 등의 조치는 당분간 계속 유지된다.
상하이시는 다음달 1일부터 기업 업무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칭 상하이 부시장은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통제와 경제 발전을 조화시키기 위해 방역 지침과 업무 복귀 통제 지침을 개정한다고 말했다.
상하이는 기존 조업재개 허용 기업 명단인 '화이트 리스트'를 없애 일정한 조건을 갖춘 모든 기업에 생산 활동을 허용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상하이 당국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폐쇄루프' 방식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 있 1800여곳의 기업 리스트를 작성했다.
그러나 상하이 경제가 빠르게 제자리를 찾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상하이시는 주민 이동 자유 보장, 교통 정상화와 관련해선 아직도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현재 상하이에서는 코로나19 위험도가 가장 낮은 '방어지역'으로 분류된 주거단지에 사는 주민도 가구당 한 명만 이틀에 한 번 주거단지 밖에 나갈 수 있다. 이동 범위도 한국의 동에 해당하는 말단 행정구역으로 제한돼 있다.
화이트 리스트가 없어진다 해도 방역 체계 구축 의무까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업체들이 다시 문을 열기 위해 '방역 계획서' 등을 당국에 제출하고 승인받아야 한다. 또 대중교통 정상화와 자가용 차량 이동 허용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주민들이 정상적으로 출퇴근하기도 어렵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