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시도했다간 '자동차 시동' 꺼뜨리는 "음주시동잠금장치 도입해야"

입력 2022-05-29 11:25
수정 2022-05-29 11:29
상습 음주운전자를 대상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해 기준치 이상 시 자동차 시동이 아예 걸리지 않게 하는 ‘음주 시동잠금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최근 3년간 음주운전으로 25만7217명의 면허가 취소되는 등 사회문제가 심각한 만큼 음주 시동잠금장치 도입이 시급하다고 29일 밝혔다. 2019~2021년 음주운전 면허 취소자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자는 전체 면허 취소자(66만8704명)의 38.5%에 달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자 중 재범자 비중은 2018년 전체의 7.5%에서 지난해 10.5%로 3%포인트 늘었다.

2019년 음주운전이나 음주 측정 거부를 반복한 운전자를 가중처벌 하는 도로교통법(일명 윤창호법) 개정 이후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다소 감소(2019년 5919건→2021년 5798건)했지만, 재범 사고는 오히려 증가(2019년 264건→2021년 283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범자의 경우 단속과 같은 사후적 예방보다는 음주 시동잠금장치(사진)를 통해 운전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사전적 예방방안이 사고방지에 효과적이라는 게 연구소의 주장이다. 이 장치는 자동차 시동 전 음주 측정을 거쳐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이미 제품화도 완료돼있다. 미국과 호주, 스웨덴, 영국 등에선 이런 장치를 재범자에 한해 의무화하거나 참여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는 상습 음주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및 치료 프로그램도 강화해야한다고 밝혔다. 해외 주요 국가들에서 운영하는 음주 운전자 교육은 한국(최대 16시간) 보다 훨씬 강도가 높다. 음주운전자에 대해 유럽은 3개월,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최장 30개월간, 호주는 48개월간 교통안전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토록 하고 있다. 독일에선 음주운전 재범자에겐 의료심리학적 감정을 받도록 하고, 호주의 경우 음주운전 이후 다시 면허증을 발급받으려면 의료상담 증명서를 요구하는 절차가 있지만, 국내엔 재범자를 위한 치료 프로그램은 없는 실정이다.

연구소는 "음주운전은 다른 교통법규 위반과 달리 제어가 어려운 중독성이라는 특성이 있어 단기적 처벌만으로 근절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