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다음달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약 8개월 사이 세 번째로 이뤄지는 증자다.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토스뱅크는 이번에 확보하는 자본금으로 대출 여력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다음달 말께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이번 증자를 마치면 토스뱅크의 총 납입자본금은 현재 8500억원에서 95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초고속 성장'에 목표보다 증자 앞당겨
하반기 또 한 차례 추가 증자도 협의중 토스뱅크가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자본금 2500억원으로 출발한 이 은행은 출범 직후인 지난해 10월 말과 올 2월 말 각 3000억원씩 두 차례 증자를 마쳤다. 출범 당시 토스뱅크는 5년간 1조원, 매년 최대 3000억원의 추가 증자가 목표라고 했지만 출범 1년도 안 돼 이미 7000억원의 추가 자본 확충에 성공했다.
토스뱅크는 주주들과 올 하반기 한 차례 추가 증자를 위한 협의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토스뱅크 고위 관계자는 "대출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당초 보수적으로 구상했던 증자 계획보다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고 했다.
이번 증자가 마무리되면 토스뱅크의 대출 여력도 더 확대된다. 토스뱅크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5315억원에서 올 4월 말 2조8354억원으로 4개월 만에 다섯 배 넘게 급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막혔던 신용대출을 재개한 데 이어 올 2월 인터넷은행 최초로 출시한 무보증·무담보 개인사업자 대출도 3개월 만에 잔액이 4000억원을 넘어서며 흥행에 성공했다. 대출 확대·수익성 강화 목표
기존 주주 빠짐없이 참여할듯 그럼에도 토스뱅크는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출 영업에 더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수시입출식 예금에 연 2% 이자를 주는 수신 전략으로 단기간에 17조원 넘는 예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만큼 예금 이자로 지출하는 비용이 대출로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이 은행은 지난해 이자수익 312억원, 이자비용 424억원을 기록해 112억원의 이자순손실을 냈다.
토스뱅크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비대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해 대출 상품 라인업을 더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선제적인 자본 확충도 이를 위해서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취급 금액이 큰 만큼 앞으로 대출이 늘어나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토스뱅크의 대출 가능금액은 총자본(7424억원 추정)의 10배인 약 7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그 이상으로 대출을 늘리려면 추가적인 유상증자가 동반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토스뱅크의 기존 주주들은 이번 증자에도 빠짐 없이 참여할 전망이다. 한 주주사 관계자는 "올해 상·하반기 추가 증자에 대한 협의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며 "기존 주주들은 지분율을 지키기 위해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토스뱅크의 최대주주는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34.91%)다. 이어 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이랜드월드가 각 10%, 중소기업중앙회가 9.99%, SC제일은행이 7.91%, 알토스벤처스가 5.33%, 굿워터캐피탈이 3.61%, 웰컴저축은행이 3.24%, 한국전자인증이 2.59%, 웰컴캐피탈이 1.76%, 리빗캐피탈이 0.6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