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와 함께 전국 일곱 곳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판세도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해지고 있다. 당초 우세가 예상됐던 인천 계양을에 이어 제주을도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면서 민주당이 전패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는 6월 1일 보궐선거가 있는 전국 7개 지역 중 인천 계양을과 강원 원주갑, 제주 제주을에서 여야 후보들이 여론조사 오차범위 내에서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당초 민주당 우세가 점쳐지던 곳이다.
이번 보궐선거는 이들 세 곳을 비롯해 국민의힘 후보가 우세한 경기 성남 분당갑, 대구 수성을, 충남 보령·서천, 경남 창원 의창 등에서 치러진다. 지난 대선에서 후보로 뛰었던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과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각각 계양을과 분당갑에 출마하면서 ‘미니 총선’ 급으로 판이 커졌다.
우선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계양을은 당초 이 고문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그런데 지난 19~20일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 조사에서 이 고문이 45.8%,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가 49.5%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나 민주당에 큰 충격을 안겼다. 뒤이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이 고문과 윤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제주을이 격전지로 분류된 건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제주을은 2004년 17대 총선부터 지난 21대 총선까지 민주당이 의원직을 독식해온 지역구다. 제주을에선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민주당 강세 흐름이 되풀이되는 듯했다. 지난 14~15일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 김한규 민주당 후보는 38.2%, 부상일 국민의힘 후보는 31.1%의 지지를 얻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7.1%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에 있었다. 지난 23~24일 같은 업체 조사에서는 김 후보 34.6%, 부 후보 35.6%로 오히려 부 후보 지지도가 더 높았다. 다른 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강원 원주갑은 원창묵 민주당 후보와 박정하 국민의힘 후보가 일찌감치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 판세를 예측하기 힘든 경합 지역으로 분류됐다.
민주당은 낙승을 예상했던 제주을마저 혼전 양상을 나타내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갓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반면 민주당에 대해선 실망감이 커지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오형주/양길성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