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다음달 초 정례회의를 열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의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편입 신청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편입 작업이 마무리되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이 2017년 취임한 이후 추진한 인수합병(M&A)과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종합금융사 포트폴리오 완성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카디프손보의 신한금융 자회사 편입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다음달 8일 이 안건을 정례회의에 상정해 심사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금융위는 사업 계획의 타당성과 재무 상태, 건전성 등을 검토해 자회사 편입 심사 결과를 통보한다.
카디프손보는 BNP파리바카디프가 2014년 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 지분을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자동차보험, 일반 소비자와 기업을 동시에 공략하는 ‘B2B2C’, 언더라이팅(보험 계약 인수 심사)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1월 약 410억원에 카디프손보 지분 94.54%를 사들이고 손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조 회장은 카디프손보를 기존 손보사와 차별화된 디지털 손보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지난 12일에는 디지털 손보사 설립 경험이 있는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45)을 카디프손보 사장으로 내정했다. 카디프손보는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증자도 추진한다.
신한금융은 2007년 LG카드(현 신한카드)를 인수한 이후 대형 M&A에 나서지 않다가 조 회장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 아시아신탁,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현 신한자산운용), 카디프손보 등을 손에 넣어 종합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신한금투·제주은행은 ‘주춤’종합금융사로서의 전열을 갖췄지만 신한금융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와 제주은행은 신한금융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신한금투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젠투(Gen2) 펀드 등의 환매 중단 사태를 겪으면서 업계 내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 조 회장은 신한금투의 투자은행(IB) 경쟁력을 강화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김상태 전 미래에셋증권 IB 총괄사장을 신한금투 GIB(글로벌&그룹 투자은행) 부문 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라임 사태 이후 2020년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영창 경영총괄 사장과 함께 신한금투 재건에 나서고 있다.
2002년 신한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제주은행은 제주특별자치도 내에서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2월 말 이 은행의 제주지역 예수금 시장 점유율은 31.2%로 집계됐다. 최근 10년 중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2018년 말(37.5%)보다 6.3%포인트 급감했다. 같은 기간 대출금 시장 점유율은 25.7%에서 23.7%로 감소했다. 최근 제주지역 내 은행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떨어졌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몸집도 점점 작아지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운영 중인 지점은 29개로 2018년(35개)보다 6개 줄었다. 직원 수(정규직 기준)는 382명으로 5년 전(2016년·425명)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제주은행을 제외한 지방은행(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은행)의 직원 수가 2%가량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소폭이 크다는 분석이다.
박상용/김대훈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