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5년간 BBC에 247조 투자…인재 5만명 국내 채용

입력 2022-05-26 17:15
수정 2022-05-27 01:38
SK그룹이 2026년까지 향후 5년간 전기자동차 배터리·바이오·칩(반도체) 등 이른바 ‘BBC’ 분야를 중심으로 247조원을 투자한다. 이들 분야를 키워나갈 인재 5만 명도 국내에서 채용하기로 했다. 재계 1위인 삼성(450조원·8만 명 채용)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투자·채용 규모다.


SK는 3대 핵심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중장기 투자와 고용 창출 계획을 26일 발표했다. SK는 반도체(chip)와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핵심 분야의 영어 앞글자를 따 ‘BBC’로 이름 짓고, 이들 분야에 전체 투자액의 90%를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전체 투자액의 72.5%인 179조원을 국내에서 투자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국내 채용 예정 인력도 5만 명에 달한다. SK는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성장과 혁신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선 투자와 인재 채용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이 그룹 차원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SK그룹은 계열사별로 투자 및 채용 계획을 공개해왔다. 최태원 회장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야별로 보면 △반도체·소재(142조2000억원) △그린 비즈니스(67조4000억원) △디지털(24조9000억원) △바이오 및 기타(12조7000억원) 등이다.

우선 SK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반도체라는 판단에 따라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에 전체 투자 규모의 절반 이상인 142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반도체 및 소재 분야 투자는 주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해 반도체 제조라인(Fab) 증설,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 소재·부품·장비 관련 설비 증설 등이 투자 대상이다. SK 관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2, 3차 협력업체 투자 및 고용 창출로 이어져 대·중소기업과 지역사회의 상생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2030년 기준 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t)의 1%인 2억t의 탄소를 줄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수소,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미래산업에 67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를 갖추거나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5G(5세대) 네트워크 및 콘텐츠 개발 등 디지털에 24조9000억원, 신약 개발 및 백신 생산설비 확충 등 바이오 분야에 12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 분야 재원은 뇌전증 신약과 코로나19 국내 백신 1호 개발 신화를 이어갈 후속 연구개발비와 의약품위탁생산시설(CMO) 증설 등에 쓰일 예정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