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10월 27일. 고요한 새벽 산사(山寺)에 군인과 경찰들이 들이닥친다. 신군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단이 내세운 명분은 '불교계 정화'. 포교령 위반 수배자, 불순분자를 검거한다는 구실로 전국의 사찰 및 암자를 수색했다. 스님과 불교계 인사 1000명 이상을 강제 연행한 뒤 고문과 폭행을 가했다. 이른바 '10·27 법난'은 유신체제에 대한 종교계 저항을 경험한 신군부가 민주화 운동을 억누르기 위해 불교계를 본보기 삼은 사건으로 풀이된다. 그런 전두환 씨가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뒤 백담사에 머물렀던 건 역사의 아이러니다.
26일 대한불교조계종은 올해 10.27법난 42주년을 앞두고 전국 승려 문예 공모전과 추념곡 공모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조계종 측은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10·27법난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불교의 상처를 치유하고 종교적 평화정신을 널리 고취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국 승려 문예 공모전은 전국 스님들이 대상이다. 시와 산문으로 나눠 작품을 받는다. 5월 25일부터 8월 19일까지 불교신문사를 통해 접수한다. 대상 300만원 등 총 상금은 1500만원이다.
추념곡 공모전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작사부문(5월 20일~6월 30일 접수)과 작곡부문(7월 8일~9월 13일 접수)으로 나눠 불교방송(BBS)을 통해 접수한다. 대상 작사부문 200만원, 작곡부문 300만원 등 총 상금 1000만원이다.
이번 공모전에서 입상한 문예 작품과 추념곡은 올해 10·27법난 추념행사에서 공식 발표 및 시상될 예정이다. 입상작들은 향후 건립될 10·27법난 추념관에서 추념홍보물로서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