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때마다 급등하는 총기회사 주가…"공포에 수요 증가"

입력 2022-05-26 15:18
수정 2022-06-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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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미국 총기 제작회사 주가가 급등했다. 규제 전에 미리 총기를 사두려는 사람이 늘어나면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총기 제조사 스미스앤드웨슨과 총기 업체 레밍턴을 보유한 비스타아웃도어의 주가는 전날보다 각각 6.89%, 7.07% 뛰었다. 유명 총기 제조업체 스텀루거의 주가는 4.12% 올랐다.

총기 관련 종목이 일제히 상승한 이유는 24일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묻지마 총격’ 사건 때문이다. 어린이 19명을 포함해 21명이 사망한 이 사건은 올해 들어 미국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총기 난사 사건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강력한 총기 규제 법안이 도입될 가능성이 커지면 미리 총기를 사두려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며 “총기 회사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이어 “총기 관련 종목이 참사 이후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종종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했다.

2016년 6월 12일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주에서 총격으로 50여 명이 사망했을 당시에도 총기 회사의 주가는 동반 강세였다. 당시 스미스앤드웨슨과 스텀루거의 주가는 전날 대비 각각 7.7%, 9.7% 올랐다. 2012년 코네티컷주의 샌디훅초등학교 총기 사건과 2015년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총기 참사 이후에도 총기 구매는 증가했다.

규제 법안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았던 미국 민주당 정권이 집권해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다. 총기회사들의 주가는 총기 회사의 규제를 시사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상승했다. 반면 총기협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에는 총기 판매가 줄었다.

공포감도 총기 회사들의 주가를 밀어올리는 원인 중 하나다. 호신 목적의 총기 구매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NYT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총기 판매가 급증하며 매달 매출 신기록을 기록할 정도였다. 코로나19 확산이 소요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생겨서다. 2012년 코네티컷주의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사건과 2015년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총기사건 이후에도 총기 구매는 증가했다.

앨릭스 바리오 미국진보센터(CAP) 이사는 “총기 회사 주가를 보면 사람들은 두려움에 돈을 지급하고 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