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병원 간 의료 술기(術技) 격차는 줄어들고 있지만 암 환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가 지방 거주 암 환자의 수도권 집중화를 막고 지역 단위의 암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전국에 12개 암센터를 지정했다. 하지만 충남에는 암센터가 없어 체계적인 암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암 환자 동선·편의 최우선 고려충남 천안의 단국대병원(병원장 김재일)은 지난달 지역 사회의 숙원사업인 암센터를 개원했다. 지역 주민을 위한 암 진단 및 수술, 통합 치료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암 치료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 여러 진료과와 협업하는 환자 맞춤형 ‘다학제 진료’와 암 전문 코디네이터의 ‘암 환자 첫 방문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 의료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단국대 암센터는 840억원을 투입해 250병상에 연면적 3만393.5㎡, 지하 2층, 지상 8층의 최첨단 독립 건물로 지어졌다. 병원은 암 진료 전문의 20여 명을 채용했다. △위장관센터(위암센터·대장암센터·복막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유방암센터 △폐암센터 △갑상선센터 △종양센터·혈액암센터 △비뇨암센터 △종합검진센터 △소화기내시경센터를 갖췄다.
암 환자의 동선과 편의를 고려한 공간 배치와 맞춤형 인테리어, 정서적인 안정을 위한 실내 및 야외공간을 병원 곳곳에 조성했다.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전문 간호 인력이 입원환자를 24시간 돌보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운영한다. ○암 환자 첫 방문 시 원스톱 서비스단국대병원은 ‘암 환자 첫 방문 원스톱 서비스’를 도입, 환자 중심의 암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암 환자가 병원에 처음 방문했을 때 신속하게 치료 계획을 세워 환자가 여러 번 방문하는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진료·검사·수술·처치 등의 치료 계획이 빠르면 하루 만에 결정돼 암 환자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준다.
첫 진료에는 암 전문 코디네이터가 동행해 진료와 검사 등 모든 과정의 일정을 조율한다. 상담을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는 역할도 한다. 입원 치료 기간과 퇴원 후에는 환자 건강 상태를 살피고 상처 관리와 식이요법을 안내하는 등 암 관리를 위한 조력자로 활동한다. 암 환자의 의학적 치료뿐 아니라 심리·정서적인 고충까지 돌보는 정신종양클리닉도 개설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암센터 내원 초기와 추적 방문 시기에 정기적으로 평가한다. 암 환자의 신체뿐만 아니라 환자와 가족의 심리, 삶의 질을 분석해 심리적 안정을 돕는다. ○맞춤치료·온열항암치료 특화암센터는 치료가 결정되면 암 환자 중심의 다학제 진료를 시행한다. 환자와 보호자는 여러 진료과를 방문하지 않고 전용 진료실에서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의료진이 모여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한다.
유전체 변이 분석에 기반한 최신 정밀 의료기술인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검사를 통해 암을 정확히 진단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한다. 이 병원은 2019년 NGS 검사장비 도입 후 충남에서 처음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승인을 받고 암유전체 정보 분석 및 임상 진단에 따른 환자별 맞춤치료를 시작했다.
고형암(유방암, 폐암, 위암, 대장암 등) 원인, 예후 예측, 치료 반응 결정 및 화학요법 감도를 측정하고 유전자 변이를 검사할 수 있는 ‘단국대병원 전용 암 패널’을 개발,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는 정밀도를 높이고 치료 시간을 줄인 초정밀 방사선 암 치료기기 ‘버사(Versa) HD’를 도입했다. 최신 검사장비(CT, MRI, PET-CT, SPECT-CT)와 갑상선암 치료 특수병실 등 첨단 진단 장비와 치료 인프라도 갖췄다.
대장암센터·복막암센터는 2013년부터 국내 최초로 온열치료기를 도입해 종양감축술과 복강 내 온열항암치료(HIPEC)를 시행하고 있다.
김재일 병원장은 “양질의 암 진료 서비스와 포괄적 암 관리 및 연구사업을 통해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