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서울대 사직서 논란에 "나를 거짓말쟁이로 몰다니" 펄쩍

입력 2022-05-26 08:40
수정 2022-05-26 08:41


"저를 거짓말쟁이로 모는군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서울대에 사직 의사를 밝혔는지가 논란으로 떠올랐다.

조 전 장관은 강의도 하지 않고 서울대에서 월급을 받고 있다는 지적에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학교와 학생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서울대에 사직 의사를 표명했지만 기소됐다는 이유로 사직을 받아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사의 표명이 없었다는 서울대 공문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이런 보도가 나오자 조 전 장관은 지난 25일 "저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인사 최고책임자에게 '사직' 의사를 분명히 표명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서울대 본부와 의논했더니 '직위해제' 상태라 사직이 어렵다는 통지를 받았다. 그래서 '사직서'를 제출하지 못했다"면서 "언론이 이러한 간단한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저를 비방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 전 장관 아들이 인턴을 한 게 맞다'고 주장하다 허위 인턴 확인서 발급 등 혐의로 2심에서도 유죄판결을 받고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대법원 유죄가 확정됐음에도 자신은 '거짓말쟁이'가 될 수 없다는 의지가 담겼다.

황보승희 의원실에 따르면 17일 서울대 교무과는 ‘조국 교수가 사직 의사를 밝혔다면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황보 의원 요구에 "조국 교수는 서울대에 사직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린다"는 답변서를 보내왔다. 공식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행정절차를 담당하는 교무과에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

조 전 장관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대법원이 동양대 표창장과 6개 인턴 확인서를 허위라고 판결한 만큼 조국 전 장관이나 정경심 (전) 교수는 사과해야 한다"면서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에 대해 대법원은 동양대 표창장과 6개 인턴 활동서를 허위로 판결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검찰의 표적 과잉 수사와 법원의 지나친 형량이 입시 비리를 무마할 수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지난 1월 조 전 장관 부인인 정 전 교수에 대해 1·2심과 마찬가지로 자녀 입시 비리 혐의 유죄가 인정돼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조 전 장관이 딸 조민 씨의 입학 취소 처분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이제 후련하냐"고 울분을 토하자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채널A 뉴스에서 "조 전 장관이 아직 자신의 동굴에서 못 벗어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 논설위원 "정 전 교수가 1심, 2심, 3심에 의해 확정판결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독재 국가가 아니다. 3심 기본 사법 시스템이 완비된 나라다"라며 "조 전 장관은 법학자이지 않나. 그렇다면 이미 사법 시스템에 의해서 결론 난 문제에 대해서는 최소한 본인이 사과라든지 반성을 해야 할 텐데 지금 조 전 장관의 입장을 보면 본인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그 많은 사실이 다 거짓말이라는 이야기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1심 판결했던 판사들, 2심 판사들, 대법관들이 다 거짓말을 해서 판결했다는 이야기인가 오로지 본인만 자기 세계에 갇혀서 이 합법적인 사법 시스템이 내린 결론 자체를 여전히 인정하려고 있지 않은 그런 상황이지 않겠나"라면서 "조 전 장관의 저런 모습을 보면서 참 이게 끝이 없구나 그리고 본인 스스로에 갇혀서 전혀 사리 판단을 못하고 있구나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