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내정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출 직후 “내 몸에는 민주당 피가 흐른다”는 발언이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휩싸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편향적 사고와 발언을 하는 것은 국회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자 김 의원은 일축했다.
김 의원은 25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제의 발언 이후) 이어서 한 말은 주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간 민주당에서 여러 당직도 맡고, 민주당을 위해 일해 왔으니 당연히 민주당의 철학과 가치를 중시한다”며 “국회의장으로서 역할, 즉 중립성을 지키면서 민주주의 원칙, 삼권분립 원칙을 잘 지켜나가는 게 바로 민주당의 가치이자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사수를 놓고 국민의힘과의 갈등이 예상되는데 대해 “법사위가 법적 권한도 없는 다른 상임위원회의 법안에 ‘감 놔라 메주 놔라’하면서 상원 역할을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그런 역할을 못하게 자구·체계 심사권을 뺏고 법무부와 검찰의 법무·사법 분야만 다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서로 초기에는 기싸움을 하는 단계겠지만 여야가 마주 앉아 대화를 하다 보면 답을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와 쇄신안 발표 예고에는 “진정성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몇몇 계층만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은 정치인의 기본 상식에 부합한다”며 “박 비대위원장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 모두가 더 낮은 자세로 솔선수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당초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기로 한 합의를 파기한 민주당을 향해 “그러다 큰 탈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제발 삼킬 수 있는 만큼만 베어물라”며 “입법 폭주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으면서 아직도 국회 일방 운영을 기획하다니 제정신이 아니다”고 날 세웠다.
서희연 기자 cu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