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주당, 인천공항·한국공항·가스공사 민영화 대상서 뺀다

입력 2022-05-25 18:11
수정 2022-05-25 18:49


더불어민주당이 현행법상 민영화 대상 공공기관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한국가스공사를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른바 ‘민영화 방지법’을 만들어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민영화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이런 내용을 담은 ‘공기업의 경영구조개선 및 민영화에 관한 법률(민영화법)’ 개정안을 오는 26일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민영화법은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던 1997년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요구로 제정됐다. 민영화법 1조는 “공기업에 대하여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체제를 도입하여 경영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며 조속한 민영화를 추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적용대상으로는 한국담배인삼공사와 한국전기통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중공업주식회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6개 기업을 제시했다. 이 중 한국담배인삼공사와 한국전기통신공사, 한국중공업은 이미 매각 등 민영화가 완료됐다.

민영화법상 아직 완전한 민영화가 이뤄지지 않은 기업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3개다.

이 의원 법안은 민영화법상 아직 민영화되지 않은 나머지 3개 기업을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민영화법을 사실상 폐지하는 셈이다.

앞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인천공항공사 같은 경우 한국전력처럼 지분은 우리가 갖고 경영은 정부가 하되 다만 40%나 30% 정도 지분을 민간에 팔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민주당은 “인천공항 민영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민영화 반대’ 프레임을 가동했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등은 SNS에 ‘전기·수도·공항·철도 등 민영화 반대’라는 문구를 게시하기도 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민영화법상 대상기관을 제외하는 것만으로는 민영화의 법적 근거를 완전히 없앨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법상 민영화는 민영화법 외에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의해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운법 14조는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기능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기관통폐합·기능 재조정 및 민영화 등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역시 2012년 검토보고서에서 “민영화법의 적용대상 기관에서 제외하더라도 공운법 제14조에 근거하여 민영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은 민영화법 뿐 아니라 공운법을 추가로 개정해 정부의 공공기관 민영화 추진 근거를 원천적으로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