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든 '대만 방어' 발언에 "승냥이에겐 엽총" 비판

입력 2022-05-24 19:14
수정 2022-05-24 19:15

중국 정부가 대만 방어를 위해 군사개입도 할 수 있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승냥이를 기다리는 것은 엽총"이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방어 발언을 두고 '대만 정책은 변함없다'고 해명한 것에 대한 입장을 요청받자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 문제에서 말장난을 한다"며 대만의 독립은 용인할 수 없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어 "중국에서 회자되는 옛 노래를 들어보길 권한다"며 "가사에 '친구가 왔고 좋은 술이 있는데 만약 승냥이가 온다면 그(승냥이)를 기다리는 것은 엽총'이라는 대목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노래는 6·25전쟁 상감령 전투를 그린 중국 영화 '상감령'에 삽입된 '나의 조국'이라는 노래다. 중국이 한반도를 침범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연합(UN) 연합군과 전쟁을 벌였던 일을 거론하는 동시에 미국을 '승냥이'에 빗대며 무력 충돌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왕 대변인은 전일 미일 정상이 회담에서 중국 위협을 강조한 것을 두고는 "집요하게 중국 관련 의제를 조작하고, 중국에 먹칠하고, 중국의 내정을 거칠게 간섭한다"며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훼손했다"고 비방했다.

이어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한다"며 "이미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엄정한 교섭'은 외교 경로를 통한 공식 항의를 의미한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서는 "패거리를 끌어들여 정치적 대립과 군사적 대결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해칠 뿐이며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