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요 도시 봉쇄 조치 등으로 제조업 업황이 둔화된 반면, 비제조업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개선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5월 BSI 결과를 보면 전 산업 업황 실적 BSI는 86으로 전달과 같았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다. 전 산업 BSI는 지난 1월부터 코로나 확산 여파로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넉 달 만에 반등에 성공한 후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86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3월(8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1차 금속이 10포인트 하락했다. 중국내 주요 도시가 봉쇄되면서 수요가 둔화된 탓이다. 기타 기계·장비도 5포인트 내렸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장비 수주가 둔화되고, 중국내 주요 도시 봉쇄조치 등으로 생산 및 물류에 차질이 빚어진 영향이다.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전달보다 1포인트 오른 86을 기록했다. 2010년 12월(8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가 8포인트 올랐다. 여행 알선, 운송장비 임대 및 대면 행사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반영되면서다. 상업시설 임대수익이 개선되면서 부동산업도 7포인트 상승했다. 예술·스포츠·여가 부문도 7포인트 상승했다. 스포츠 및 레저시설 이용객이 증가한 영향이다.
기업 형태별로는 수출기업 BSI는 전달보다 4포인트 상승한 97을 기록했다. 지난 3월(107) 이후 최고치다. 내수기업 BSI는 4포인트 하락한 81로, 지난 4월(80) 이후 가장 낮았다. 기업 규모별 BSI도 명암이 엇갈렸다. 대기업 BSI는 1포인트 상승한 93으로, 지난 3월(100) 이후 가장 높았다. 중소기업 BSI는 전달보다 3포인트 내린 80으로, 지난 4월(7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대진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내수 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비중이 가중된 면이 있다"며 "전자, 기계장비, 고무플라스틱을 중심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6월에도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6월 전산업 업황 전망BSI는 87으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올랐다. 제조업 업황 전망BSI는 1포인트 하락한 87을, 비제조업 업황 전망BSI는 1포인트 오른 86을 각각 나타냈다.
소비자·기업을 아우르는 심리지표인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는 104.2로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5월(10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