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사진)와 팀장급 이상 모든 보직자들은 최근 성격유형검사(MBTI)를 받았다. 타인의 성격 유형을 궁금해하는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CJ대한통운이 기업 문화 혁신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전체 임직원의 60%를 차지하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조직문화를 파격적으로 바꾸는실험을 진행 중이다. 경영진들에게 성격유형검사 결과에 기반해 자신을 돌아보고 구성원들과의 소통방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코칭북을 지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달엔 임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사무실 내 없어져야 할 꼰대문화 TOP 9’을 선정하는 설문을 진행했다. 1000여 명이 참여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설문 결과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1위는 ‘카톡(단톡방) 지옥-시도때도 없이 단톡방 통한 업무지시’가 선정됐다. 2위는 ‘라떼는 말이야’, 3위로는 ‘난 꼰대가 아니야-이런식으로 말하면 꼰대라고 할지 모르겠지만~이라며 꼰대스런 이야기를 함’이 선정됐다.
이른바 ‘꼰대’ 세대 임직원들과 MZ세대 임직원들이 가면과 음성변조기로 신원을 가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심정을 밝히고 토론하는 ‘세대공감 토크쇼 대통썰전’ 사내방송 프로그램을 열기도 했다.
CJ대한통운의 이 같은 조직 문화 혁신은 최근 물류업계의 인력난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 컬리, 메쉬코리아 등 e커머스 스타트업으로 IT 엔지니어들이 쏠리면서 ‘매력적인 직장’을 만들 필요가 커졌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은 지난해 ‘혁신기술기업’이라는 미래비전을 선포하고 인재를 모으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혁명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라는 파격적인 문구를 비전에 담을 정도로 의지가 강하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