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에이즈 대책 전담 기구인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사례를 다루는 일부 보도가 인종차별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이라고 비판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은 UNAIDS가 이 같은 보도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사회적 오명을 키움으로써 증가하는 감염에 대한 대응을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UNAIDS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사례의 '상당한 부분'이 게이와 양성애자,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맞은 남성 중 확인됐다고 밝히면서 감염자와 밀접한 신체 접촉을 통해 전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전했다.
특정한 대상자에게만 옮겨지는 병이 아니라 누구나 감염자와 밀접하게 접촉하면 걸릴 수 있는 병인데도 몇몇 감염 경로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UNAIDS는 "아프리카인과 성소수자에 대한 일각의 묘사가 동성애 혐오와 인종차별적 편견을 조장하고 사회적 오명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감염자에 대한 낙인이 두려움의 악순환을 부추기고 사람들을 의료 체계에서 멀어지게 해 감염 사례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두창은 감염 시 수두와 같은 발진이 손과 얼굴에 나타나며 발열, 근육통, 임파선염, 오한, 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지만, 성 접촉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1일(현지시간) 기준 일부 유럽 국가, 미국, 호주, 캐나다 등 12개국에서 92건의 감염 사례와 28건의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 집계에서 원숭이두창을 엔데믹으로 간주하는 아프리카 11개국은 제외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