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액기 명가’ 휴롬의 김재원 대표는 5월 들어 매일같이 서울 성수동으로 출근하고 있다. 지난 21일 문을 연 팝업스토어 ‘부엌(BEOK)’의 오픈 준비와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휴롬 관계자는 “1979년 창립 이후 처음 선보인 팝업스토어의 출범에 대표와 임직원 모두가 총력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김재원 대표는 23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40~50대 소비자에게는 휴롬이라는 브랜드가 익숙하지만, 젊은이들에겐 생소한 회사일 수 있다”며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소개하고 다가가는 게 효과적일지 고민한 끝에 다소 늦은 감도 없지 않지만 팝업스토어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1981년생인 김 대표가 직접 기획한 팝업스토어 ‘부엌’은 휴롬이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와 처음으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경험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MZ세대를 비롯한 젊은 층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체험과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부엌’을 매개로 고객층을 40~50대 홈쇼핑 고객층에서 20~30대 젊은 층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팝업스토어에서 자체 개발한 이색 음료와 푸드를 선보여 ‘휴롬=건강’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디자인 스튜디오 ‘제로랩’, 비주얼 아티스트 ‘275C’와 협업해 ‘부엌’을 젊은 감각으로 연출했다. 팝업스토어 뒤편에는 대형 아트워크, 가구 오브제, 포토월도 마련했다.
이달 10일 서울 잠실에 있는 어린이 직업 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KidZania)에 채소 과일 연구원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채소 과일 연구소’(휴롬관)를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4월엔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요리연구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광고 모델로 선발했다. 휴롬이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한 건 2016년 배우 이영애 씨 이후 6년 만이다. 김 대표는 “요리 전문가와 함께 건강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을 겨냥한 참신하면서도 건강한 레시피를 여럿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젊은 휴롬’을 위한 변신을 주도하고 있는 김 대표는 1974년 휴롬을 창업한 김영기 회장의 장남이다. 김 회장이 2005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저속으로 지그시 눌러 짜는 방식의 착즙 기술이 적용된 원액기 등은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88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누적 매출 1조원, 누적 판매 1000만 대를 돌파했다. 김 대표는 올해 제품 다변화 및 MZ세대 공략에 속도를 내 작년 1324억원이던 매출을 15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