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vs 농심 '비건 레스토랑' 맞붙는다…식품업계 경쟁 치열

입력 2022-05-23 16:17
수정 2022-05-24 13:40

‘적극적 채식주의’인 비건 열풍에 식품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대체육, 두부면 등 비건 인증을 받은 식품을 잇따라 내놓는가 하면, 농심과 풀무원은 이달 각각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등 외식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MZ(밀레니얼+Z세대)세대를 중심으로 ‘신념소비’가 확산하면서 비건 사업 경쟁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과 풀무원은 이달부터 비건 레스토랑을 각각 운영한다. 외식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지 않던 두 회사가 늘어나는 비건 인구를 잡기 위해 외식 사업에서 맞붙는 것이다. 한국 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2008년 15만명에 불과했던 국내 채식 인구는 10년만인 2018년에 150만명으로 폭증했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50만명을 넘겼다.

풀무원의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는 식품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비건 인증을 받은 레스토랑이다. 비건표준인증원은 모든 메뉴가 비건 인증을 받은 레스토랑을 ‘비건 레스토랑’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1차 원료와 식자재뿐 아니라 주방 설비와 조리도구, 식기 등 매장 내 조리환경까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심사된다.

플랜튜드는 풀무원의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13개 메뉴를 선보인다. 가격은 9000원에서 1만5000원 사이다.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1만1900원), ‘두부 카츠 채소 덮밥’(1만2900원), ‘트리플 감태 화이트 떡볶이’(1만2900원) 등 MZ세대의 입맛을 고려했다.



풀무원은 기존에 운영하던 외식업체 ‘자연은 맛있다’를 폐점하고 그 자리에 플랜튜드를 열었다. 강남구 코엑스몰 지하 1층에 약 44평(144.6㎡) 규모로 조성됐다.

이우봉 풀무원푸드앤컬처 대표는 “‘비건 음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맛있게 건강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익숙한 맛의 퓨전 음식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농심도 오는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을 연다. 마찬가지로 식물성 재료로 만든 음식만 제공한다.

농심은 작년 말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을 런칭하면서 올 봄에 비건 레스토랑을 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베지가든은 농심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다. 식물성 다짐육, 카레 등 소스·양념류 등 40종 제품군을 갖췄다.



농심의 레스토랑은 파인다이닝 형식으로 양식을 바탕으로 한 메뉴를 선보인다. 총괄 셰프로는 미국 뉴욕 미쉐린 1, 2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김태형 셰프를 임명했다. 김 셰프는 비건 푸드를 꾸준히 연구해 온 인물로, 농심은 김 셰프의 노하우와 베지가든 기술력을 접목해 다양한 메뉴를 제공할 계획이다.

레스토랑 운영 목적도 다르다. 농심 관계자는 “포리스트 키친은 대체육 사업 확대를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