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사회적가치(SV)를 수치로 환산하고 측정하는 공식을 외부에 공개했다.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확대하는 한편 측정법을 세계적 표준으로 공식화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SK그룹은 23일 서울 종로 SK서린빌딩에서 ‘SK 사회적가치 화폐화 측정 성과 발표’라는 제목의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SK는 2018년부터 내부적으로 측정해왔던 SV 산식 및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창출한 SV 총액은 1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기본 산식은 ‘제품과 서비스의 시장평균치(베이스라인) × 국제기구 지표수치 × SV창출 기여도’다. 예컨대 반도체 소재와 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해 기술혁신기업을 육성한 사업의 사회적 가치는 기술혁신기업 공동개발 제품 구매금액 × 반도체 부가가치율 × 공동개발 기여율을 곱해 산출한다. 태양광 사업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한 사업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면, 발전원별 시장점유율을 감안한 단위당 온실가스 배출량 × 탄소배출권 거래가격 × 부가가치율 등의 기여도를 곱하는 식이다.
이러한 산식을 바탕으로 SK는 지난해 경제간접 기여성과(고용, 배당, 납세 등)에서 19조3443억원, 환경 성과(친환경 제품 가치, 생산과정서 발생한 환경영향 등)에서 2조8920억원 손실, 사회 성과(노동환경 개선, 사회공헌 등)에서는 1조9036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공장 증설 및 조업률 증가분 만큼 온실가스가 배출돼 부정 성과(-)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SK는 세계 4대 회계법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산식을 도출했다. 측정 대상 항목이 늘어나면서 자체 검증 단계도 거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 기업연합체 VBA(Value Balancing Alliance), 하버드 경영대학원(HBS),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등 국제 파트너들과의 협업도 지속해 측정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형희 SK수펙스협의회 SV위원장(사진)은 “측정되지 않으면 관리될 수 없다는 피터 드러커 교수의 말을 종종 인용한다”며 “SV 측정 체계를 공개함으로써 비단 SK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