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등 원자재값 폭등 직격탄…건설사 1분기 영업이익률 ‘빨간불’

입력 2022-05-23 14:46
수정 2022-05-24 09:04
이 기사는 05월 23일 14: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건설사들의 1분기 수익성이 대폭 악화됐다는 신용평가사들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철근 등 원자재값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건설사들의 수익성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기업평가가 발표한 ‘건설업계 2022년 1분기 실적 점검 결과’에 따르면 현대건설, GS건설 등 주요 건설업체 21개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률은 5.6%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 떨어져. 지난 1월 발생한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로 손실이 큰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더라도 1분기 합산 영업이익률은 6.2%에 그쳤다.

철근 등 주요 원자재값 급등으로 철근 매입금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의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기평에 따르면 주요 원자재 매입 금액이 공시되는 17개 건설사의 경우, 1분기 매출액 대비 철근 매입금액이 4.2%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올랐다. 철근 가격은 작년 50만~60만원에서 최근엔 t당 100만원 안팎까지 치솟았다. 철근 뿐 아니라 레미콘 등도 가격이 상승 추세다. 쌍용C&E는 레미콘 업계와 t당 판매가를 7만 8800원에서 9만800원으로 15.2% 올렸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를 건설사가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택사업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및 분양가 관리강화 기조 등에 따라 공사비로의 원가부담 전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원가 비용 부담은 급증하고 있지만 자금 조달 창구는 여전히 막혀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우량 건설사 자금 조달의 기준이 되는 3년 만기 회사채(신용등급 AA- 기준) 금리는 지난 20일 연 3.784%로 마감됐다. 올해 초의 연 2.46%와 비교하면 1%포인트 이상 올랐다. 자금을 조달할 때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공사비가 늘어난 데다 건설사의 자금 유동성까지 줄어들면서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는 사업지들도 속출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건축 조합은 이달까지 두 차례 시공사 입찰을 받았지만 참여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어 모두 유찰됐다. 지난 4일 열린 경기 성남시 신흥1구역 재개발사업 설명회에도 건설사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일부 사업지에서는 시공권 포기를 검토하는 건설사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