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예선부터 결승전까지, 홍정민(20)의 뒷심 앞에 당할 자가 없었다. 초반에 승기를 내어준듯 하다가도 후반 몰아치기로 단숨에 따라잡았다. 홍정민은 그렇게 생애 첫 승과 '매치 퀸' 타이틀을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홍정민은 22일 강원 춘천 라데나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18번 홀까지 팽팽한 승부를 펼친 끝에 이예원(19)을 1홀 차로 꺾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
이번 대회 내내 홍정민은 '파죽지세'로 달렸다. 전날 열린 16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24)를 꺾었고, 8강전에서는 지난해 신인왕을 두고 경쟁했던 송가은(22)을 이겼다.
4강에서는 KLPGA 투어 간판인 임희정(22)마저 넘어섰다. 전반에 2홀차로 뒤쳐졌던 홍정민은 후반에 뒷심을 발휘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으로 이어진 승부에서 홍정민은 연장 두번째 홀에서 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슈퍼루키' 이예원과의 승부는 만만치않았다. 올 시즌 돌풍의 주인공인 이예원은 먼저 한홀을 따내며 승기를 잡았고 한때 3홀 차이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홍정민의 승부욕이 한수 위였다. 5~7번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이후 한홀씩 주고받으며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17번홀(파4)에 홍정민은 승리의 불씨를 살렸다. 1홀차로 뒤지던 상황에서 홍정민은 세컨샷을 홀 1.5m 옆에 바짝 붙여 버디를 잡아내 다시 한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18번홀(파5), 홍정민은 세번째 샷이 홀 바로 옆에 붙이며 만들어낸 버디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하루에만 38개홀을 소화하면서도 집중력과 체력을 잃지 않은 홍정민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예원은 17번 홀과 18번 홀에서 홍정민보다 먼저 시도한 버디 퍼트가 모두 홀을 외면하면서 생애 첫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했다. 3-4위전에서는 임희정이 안송이(32)를 1홀차로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