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FTA' 논의 시작…'K방산' 美 수출길 열리나

입력 2022-05-22 18:17
수정 2022-05-23 00:48
한·미 정상은 ‘방산분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국방상호조달협정(RDP) 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협정이 이뤄지면 미국 등 선진국 방산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RDP에 대한 논의 개시를 포함해 국방 부문 공급망, 공동 개발, 제조와 같은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RDP는 미 국방부가 동맹국·우방국과 맺는 양해각서다. 체결국 상호 간 조달 제품 수출 시 무역장벽을 없애거나 완화하기 위한 협정으로 ‘국방 분야 FTA’로 불린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무기 도입 사업 시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해 수출 희망 업체에 대해 ‘미국산 우선 구매제도’를 적용 중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미국이 무기 수입에서 전체 원가의 55% 이상을 미국산 부품비로 채우고 비중이 낮으면 원가에 할증토록 한 제도”라며 “RDP 체결국은 제도에서 규정하는 비율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할증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DP가 체결되면 우리 방산업체가 미국에 무기를 수출할 때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산 무기체계가 최근 호주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역대급’ 수출 계약을 잇달아 성사시키고 있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수출 확대 등 시장 다변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는 평가다.

미국이 주요 우방국 대부분과 RDP를 맺고 있다는 점도 체결 추진 필요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국가안보실에 따르면 미국은 영국, 호주, 독일, 일본 등 28개국과 RDP를 체결했다. 안보실 관계자는 “미국은 세계 최대 방산 시장으로 수출 확대를 위한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며 “미국과 동맹 간 표준화·상호운용성 증진, 국방 협력 활성화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RDP가 체결될 경우 수출보다 국내 공급 위주로 사업을 하는 방산업체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정책연구용역, 각계 간담회, 관계부처와의 협의 등을 통해 국방상호조달협정 추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