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전후로 등락을 반복하면서 지난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 3300선을 돌파할 때 기세와는 딴판이다. 올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3위 종목인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는 모두 10~30%가량 급락했다.
직접 투자를 위해 특정 종목을 고르기 어려워지면서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기는 간접 투자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선 배당을 많이 하는 상품에 주목하는 동시에 분산 및 가치 투자 원칙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이 같은 투자철학을 담은 펀드 상품은 하락장에서도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다.
분산투자로 위험 최소화한국경제신문은 22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국내 7개 주요 증권사를 통해 현시점에 주목할 펀드를 3개씩 추천받았다. 변동성이 큰 증시 상황 때문에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분산투자와 배당에 방점을 둔 상품이 추천 목록에 다수 올랐다.
분산투자 상품 가운데 ‘삼성MAN투자밸런스 펀드’는 삼성·NH투자증권으로부터 복수 추천을 받았다. 이 펀드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맨그룹이 운용하는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글로벌 주식, 국채, 회사채 등 다양한 자산에 골고루 투자해 꾸준한 수익을 추구한다.
상품을 추천한 삼성증권은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은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통화 긴축,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지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같이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선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해 위험과 수익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미래에셋헤지펀드셀렉션 펀드’와 ‘신한코리아롱숏 펀드’ 등도 추천 목록에 올랐다. 미래에셋헤지펀드셀렉션 펀드는 다양한 헤지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다. 헤지펀드의 롱쇼트, 이벤트 드리븐, 매크로 전략 등을 활용해 시황과 관계없이 수익을 추구한다. 롱쇼트 전략을 활용하는 신한코리아롱숏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지난 19일 기준)은 15.87%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등락률(-16.06%)을 크게 웃돌았다. 배당주·리츠 등 인컴자산 추천대표적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배당주 펀드를 추천한 증권사도 많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추천 상품 3개 가운데 2개를 ‘베어링고배당 펀드’와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 펀드’로 채웠다. 베어링고배당 펀드는 국내 고배당주와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 펀드는 독일 도이체뵈르제, 영국 리드엘제비어, 스위스 로슈 등 글로벌 우량 배당주에 투자한다.
실물 자산(부동산)을 기초로 하는 리츠(REITs) 펀드도 미래에셋·한국투자·KB·대신 등 4개 증권사로부터 추천받았다. 이 중 ‘한화K리츠플러스부동산 펀드’는 증권사 두 곳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상품을 추천한 KB증권은 “한국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약 4%로 미국 리츠(약 3%) 대비 높다”며 “리츠는 물가 상승분을 임대료에 전가할 수 있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치투자로 약세장에서도 수익주식형 펀드 가운데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도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증권은 ‘한국투자중소밸류 펀드’를, 신한금융투자는 ‘다올KTBVIP스타셀렉션’을 추천했다. 두 펀드는 가치주에서 성장주로 변신하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투자중소밸류 펀드는 설정액 100억원 이상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가운데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위(4.64%)다. KSS해운, 두올, 팜스코 등 저평가된 소형주 70~100여 개를 나눠 담아 변동성을 낮췄다. 다올KTBVIP스타셀렉션 펀드는 ‘가치투자 명가’인 VIP자산운용이 종목을 자문하고, 기술적 운용은 다올자산운용이 맡고 있다.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중 ‘다올KTBVIP밸류연금저축 펀드’와 ‘다올KTBVIP밸류퇴직연금 펀드’에 이어 1년 수익률 3위(13.12%)를 기록했다.
장기투자 관점에서 정보기술(IT) 및 사이버보안 테마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TIGER 글로벌사이버보안INDXX ETF’를 추천한 미래에셋증권은 “비대면 업무와 클라우드 환경이 확대되는 가운데 해킹, 전쟁 등의 이슈로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실적 안정성과 성장성을 갖추고 있어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방어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