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0일 16: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청담글로벌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자 공모금액을 50% 가까이 줄여 IPO를 강행한다.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보다 30% 낮게 책정하고 공모 주식 수를 20% 줄였다.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최석주 청담글로벌 대표이사도 계획했던 구주매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청담글로벌은 지난 18일~19일 이틀 동안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 176개 기관이 참여해 2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중 75%인 132곳이 희망 공모가격 범위 하단인 8400원 미만에 주문을 넣었다. 의무 보유를 확약한 기관은 단 4곳(0.02%)에 불과했다. 이에 청담글로벌과 주관사단은 최종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범위(8400~9600원) 하단보다 30% 가까이 낮아진 6000원으로 결정됐다.
동시에 공모 주식 수도 기존 635만1686주에서 507만3349주로 20% 줄였다. 공모 주식 수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상 정정신고서를 통해 최대 20%까지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당초 최석주 청담글로벌 대표이사가 52만8472주를 구주 매출할 예정이었으나 수요예측 이후 전량 100% 신주로만 공모구조를 변경했다. 이에 최 대표는 상장 이후 지분 39.4%를 보유할 예정이다.
공모 금액은 기존 532억~609억원에서 30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 역시 1786억~2041원에서 1233억원으로 낮아졌다.
청담글로벌은 "이번 공모가격 및 공모규모 결정은 그리 좋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 청담글로벌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기관투자가들에게 수익이 돌아갈 수 있또록 확실한 할인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담글로벌은 화장품과 향수 등 글로벌 뷰티 브랜드사의 제품을 중국과 미국, 유럽, 동남아 등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사 및 유통 전문기업에 판매하는 회사다. 2017년 11월 설립된 뒤 매년 가파른 실적 증가세를 보였다. 2018년 275억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 1443억으로 3년 만에 425% 증가했다.
다만 설립된 이후 업력이 오래되지 않은 데다 중국과 홍콩에 집중된 매출 비중이 기관투자가로부터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수요예측을 앞두고 2대 주주인 쉬메이싱(XU MEIXING)이 보유한 지분 11.3%(240만주) 전량에 1년간 자발적 보호예수를 설정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청담글로벌은 이번 IPO를 계기로 중국에 치중된 매출처를 유럽과 미국 등으로 다각화할 계획이다. 화장품뿐 아니라 영유아 제품과 건강 카테고리로 제품군을 확장해 화장품 유통기업이 아닌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부다.
공모자금은 인천항 연안 여객터미널 인근 보세창고 확보 및 물류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사용한다. 당초 이번 IPO로 2023년 투자금까지 확보할 예정이었지만 공모자금이 줄어든 만큼 시설자금을 마련하는데 쓰기로 했다.
청담글로벌은 오는 24~25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거쳐 6월 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일반 청약은 대표 주관회사인 KB증권과 공동 주관회사인 대신증권에서 참여할 수 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