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호 포토카드'에 '한정판 블록세트'로 맞불…비빔면 대전 [영상]

입력 2022-05-23 21:00

비빔면 시장 성수기를 앞두고 라면기업의 마케팅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초여름 더위가 이어지면서 비빔면 1위 팔도와 신흥 강자 농심을 중심으로 불이 붙고 있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배홍동비빔면'(이하 배홍동)이 블록 제조사 옥스포드와 손잡고 제품 멀티팩과 한정판 블록이 묶인 한정판 '농심 배홍동-옥스포드 블록세트'를 선보이며 굿즈(상품) 마케팅에 나섰다.


농심은 배홍동 멀티팩 2개와 상품 광고에 등장하는 작은 점포 '배홍동스토어'의 블록 제품이 들어 있는 기획세트 1만개를 준비해 지난 20일 선보였다. 농심은 배홍동 알리기에 힘쓰는 '배홍동 상사' 직원들의 모습을 옥스포드 타운이 제작한 아기자기한 블록과 피규어로 재현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패션 편집숍 '바인드', 캐릭터 소품 브랜드 '어프어프'와 함께 배홍동 한정판 굿즈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도 굿즈 마케팅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3월 출시된 배홍동은 약 네 달 만에 2500만개가 팔리며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 점유율을 20% 수준까지 늘려 시장 2위를 차지했다.


전통 강자인 '팔도비빔면'도 마케팅전에 힘을 쏟으며 1위 수성에 나섰다.

팔도는 배우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그룹 2PM의 준호를 팔도비빔면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준호 포토카드', '비빔면 셰이커' 등 이색 굿즈 마케팅에 나섰다.

특히 팔도비빔면 일부 번들제품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준호 포토카드가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팔도는 공식 온라인몰과 일부 온라인쇼핑몰, 오프라인 할인점 일부 매장에서 4종 중 1종의 포토카드가 담긴 팔도비빔면 번들 제품을 풀었다. 이달 11일부터 시작된 이벤트에 소비자들이 몰려 이미 공식 온라인몰의 포토카드 증정분은 동이 난 상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구매 인증샷이 줄을 잇고 있다.

팔도는 MZ(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들이 매운맛을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해 한정판도 선보였다. 대형마트 1위 이마트와 손잡고 선보인 ‘팔도 불비빔면 극한체험’은 매운맛을 측정하는 기준인 스코빌 지수가 5600SHU로 기존 팔도비빔면(700SHU)보다 8배 맵다.

업계에 따르면 한때 80%에 달했던 팔도비빔면의 시장점유율은 농심을 비롯한 라면기업들의 공세로 지난해 50%대로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3위권인 오뚜기의 '진비빔면'은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에서 활약한 배우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를 모델로 기용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한 2020년 선보인 진비빔면의 소스에 배, 매실, 무 등을 더해 새로운 맛으로 리뉴얼 출시했다.

삼양식품은 신제품 '비빔밀면'을 출시하며 성수기 대비에 나섰다. 신제품은 삼양식품의 기존 주력 비빔면 '열무비빔면(130g)'보다 21% 증량한 158g으로 양을 늘린 점이 특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비빔면의 양이 적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현재 판매하는 국내 비빔면 제품 중 가장 양이 많게 기획했다. 차별화된 제품인 비빔밀면과 열무비빔면으로 올여름 계절면 시장에 어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이 라면기업들이 비빔면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시장이 고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면시장이 2013년 2조원을 돌파한 후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비빔면은 연평균 10%이상 성장, 우상향하는 흐름이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은 2015년 757억원에 그쳤으나 2020년 1400억원을 넘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린 집밥 수요 증가로 지난해에는 150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마케팅전에다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비빔면 수요가 늘고 있다. 신세계그룹 온라인쇼핑몰 SSG닷컴에서 5월(19일 기준) 들어 비빔면 상위 20개 품목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0% 급증했다. 4월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주요 판매처인 대형마트에서도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비빔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시식 행사가 허용된 후 대형마트가 시식 코너를 운영하면서 매출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품목 중 하나로 꼽히기 떄문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시식 행사가 재개된 후 이달 1일까지 비빔면 매출은 의무휴업일이 없던 직전주보다 70% 뛰었다.

한 라면업계 관계자는 "포화상태인 국내 라면 시장에서 비빔면의 고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비성수기에 비빔면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흐름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